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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금투협 “은행, 금융시장 과점” 맹공…은행업계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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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금투협 “은행, 금융시장 과점” 맹공…은행업계 당혹

입력
2017.02.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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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일각 “신탁업 진출 가속화”

올해도 양보 없는 ‘밥 그릇 싸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9일 ‘국내 금융산업의 효율성 분석’이란 자료를 내 놨습니다. ‘금융산업’이니 은행을 비롯한 보험, 증권,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을 아우르는 생산성과 수익성 분석이 담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펼쳐보니 ‘은행’에 대한 공격에만 쏠려 있었습니다. ‘국내은행의 수익성은 주요 업권대비 저조’‘국내은행의 인당 생산성은 가장 낮은 수준’‘국내은행 비용효율성 되레 악화’‘시장경쟁 부족’ 등 온통 은행에 비판적인 내용들로 가득했습니다. “은행의 건전한 성장은 국내경제 및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자락을 깔긴 했지만 결론은 “생산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은행들이 금융시장을 과점, 다른 금융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앉아서 이자놀이하고 비올 때 우산 빼앗는’ 은행의 행태에 대한 비판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같은 금융업권에서 은행업을 겨냥해 화살을 날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국내 금융산업이 은행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이 드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황영기 금투협회장이 최근 증권사의 법인 지급 결제와 외국환 업무 허용 등을 요구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탄생할 수 없다”고 강변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힙니다.

은행들은 금투협의 맹공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반격을 준비하는 모양새입니다. 은행 일각에서는 곧장 “황 회장이 연임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오히려 은행의 신탁업 진출 추진을 더욱 가속화하겠다” 등 다소 감정적 대응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투자일임형 개인연금 도입,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온라인 가입 등 사사건건 부딪쳤던 증권업계와 은행업계는 올해도 ‘밥 그릇 싸움’을 이어갈 태세입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밥 그릇 싸움은 글로벌 무대에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국내 은행업계와 증권업계가 국내에서 서로 으르렁거리기 보다는 힘을 합쳐 세계적인 금융회사들과 밥 그릇 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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