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촛불집회 총동원령
국민의당은 의원들 자율 참석
새누리당 태극기집회 대거 참여 예상
바른정당 “양쪽 모두 참석 자제해야”
여야 정치권이 11일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본격 합류하기로 하면서 탄핵정국 주도권 다툼이 장외로 번진 가운데 정치권의 행보는 ‘4당 4색’이었다. 헌법재판소의 2월 중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가 사실상 무산된 이후 4당 대권주자들의 셈법이 엇갈리면서 같은 진영에서조차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탄핵기각설이 제기되면서 마음이 급해진 야권은 촛불집회 합류를 대대적으로 예고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11일과 18일 촛불집회에 당 소속 의원 전원참가를 독려하는 ‘총동원령’을 선포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11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광주 촛불집회에 참여한다.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의 ‘투쟁모드 전환’은 제1야당으로 자칫 탄핵이 기각될 경우 엄청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벚꽃 대선’을 전제로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 등 대선 일정 ‘스타트’를 이미 끊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때문에 민주당의 간판 주자인 문 전 대표의 경우, 당분간 후보등록은 물론 출마선언도 뒤를 미룬 채 탄핵정국에 집중키로 했다.
국민의당은 촛불집회 참석을 의원 개인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지도부 내에서는 미묘한 온도차도 감지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의 조기 탄핵 인용을 위해 국회에서 할 일도, 광장에서 할 일도 모두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지만 당내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촛불집회 불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 전 대표가 조기 탄핵 인용을 촉구하면서도 “정치권이 헌재를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참을 천명한 배경에는 중도ㆍ보수층 공략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야권에 맞서 당내 대권주자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중심으로 의원들 상당수가 태극기집회에 참여해 보수 여론 결집에 나선다. 실제로 지난 8일 의원연찬회에서 김진태, 박대출 의원 등은 동료 의원들의 태극기집회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촛불집회 총동원령을 “반의회적 선동정치”라고 맹비난하면서도 태극기집회 참여에 대해서는 “의원 개인이 힘을 보태러 가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범보수 진영인 바른정당은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참여 독려 행위를 모두 비판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태극기집회에 나가 선동하는 모습도 딱하지만 야당이 맞불집회를 놓는다고 총동원령을 내리는 것 자체를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도 집회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