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처제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악마 형부’가 항소심에서 더 높은 형량을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승은)는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3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2015년 1월 초쯤 처제 B양을 차에 태워 인적이 드문 산길로 데려간 뒤 협박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함께 살게 된 B양이 자신의 언니에게 혼나자 “네가 울어서 짜증 난다. 네 엄마에게 데려다 주겠다”고 하면서 산으로 데려가 낭떠러지 옆에 차를 세워 겁을 준 후 “나와 성관계를 하면 다시 집으로 데려다 주겠다”며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후 성관계를 거부하는 B양에게 “집에서 쫓아내겠다”고 협박을 하거나 “하루에 5만원씩 주겠다. 원하는 것을 해주겠다”고 회유하며 같은 해 12월까지 총 20여 차례에 걸쳐 B양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이런 파렴치한 행각은 B양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가 임신 경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A씨는 검찰에서 “처제의 남자관계 문제를 바로잡으려고 성관계를 제안했고, 처제는 이를 받아들인 것이지 강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1심 판결에 대해 “수사기관의 압박에 허위 진술을 했고,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어린 처제를 보호하기는 커녕 피해자에게 겁을 주며 성폭행까지 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실상 보호자로서 피해자를 제대로 보살펴주기보다 ‘나가라’는 식으로 위협해 피해자를 걱정과 불안감 속에 지내도록 했고, 자매 사이 불화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위력 내지 협박으로 성폭행ㆍ강제추행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성관계를 주장하고, 법정에선 아예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억울하다고 강변하는 등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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