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소홀로 사고 잇따라
매년 500여명 다치거나 숨져
제주지역 건축 열기가 식을 줄 모르면서 주택 신축 등 각종 공사현장이 우후준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건설현장 내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제주지방검찰청과 합동으로 지난달 11일부터 2월7일까지 제주도내 주요 건설현장 30곳을 대상으로 특별감독을 실시한 결과 위반행위가 적발된 25곳에 대해 사법처리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점검 결과 작업중지 18곳, 사용중지 2곳, 안전진단명령 1곳 등의 조치가 내려졌고 과태료 부과액도 총 7,500만원에 달했다.
이번에 적발된 공사장들은 추락방지를 위해 기본적으로 설치해야 할 작업발판을 설치하지 않거나 안전난간, 추락방지망 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또 안전수칙 준수, 개인보호구 착용 및 작업절차 준수 등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조차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건설현장 내 안전불감증은 각종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지난 8일까지 제주지역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로 숨진 근로자는 벌써 5명에 이르고 있으며, 부상자도 20여명이나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8시17분쯤 제주시 노형동 이마트 옆 생활형 숙박시설 신축공사 현장 앞 도로에서 차량유도 수신호를 하던 정모(55)씨가 11톤 트럭에 치여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졌다.
앞서 지난달 4일 오전 서귀포시 상예동 도로포장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김모(72)씨가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고, 같은 날 오후에는 제주시 월평동 모 아파트 공사장에서 김모(69)씨가 펌프카에 설치된 회전축에 몸이 끼여 목숨을 잃었다.
같은 달 6일 오후에는 제주시 노형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 박모(59)씨가 타설작업을 하던 중 펌프카 붐대에 치여 숨졌다. 이어 같은 달 9일 오전 서귀포시 법환동의 한 숙박시설 건설현장에서 크레인에 매달린 철제공구함이 4층 높이에서 추락해 강모(48)씨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0일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내 호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상층 거푸집이 지하 6m 아래로 무너지며 근로자 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3년간 제주지역 건설업 재해 현황을 보면 재해자와 사망자는 2013년 446명ㆍ3명, 2014년 506명ㆍ3명, 2015년 552명ㆍ8명 등 증가하는 추세다.
또 도내 공사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119구급대로 이송된 환자 수도 2014년 203명, 2015년 253명, 2016년 320명 등 매년 급증하고 있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동안 도내 건설경기가 활황을 보이면서 공사현장도 우후죽순처럼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크고 작은 공사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건축 관련 인력 부족과 자재난 등으로 공사기간을 제때 맞추지 못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다 결국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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