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과 통합했지만 지지율 정체
호남ㆍ수도권 벗어나 확장 노려
박지원, 金에 “대선 경선 치르자”
우상호 “민주당 탈당 할 분 아니다”
국민의당이 보수 진영을 제외한 제 3지대의 여러 세력을 흡수하기 위해 공개 구애까지 하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가장 큰 과제였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의 통합을 현실화하긴 했으나, 당 지지율이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해 추가적인 외연 확장을 위해 당력을 쏟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영입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는 “김 전 대표에게 (최근) 민주당 의원직을 사퇴하고 국민의당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을 하자고 권했고, 정 전 총리와도 지금 (당 합류와 관련해) 대화를 하고 있다”며 “이 분들이 들어오면 당이 더 다이내믹하고 튼실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도 김 전 대표 영입을 위해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이날 JTBC 방송에 출연해 “김 전 대표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라며 “만약 저희 (당의) 방향에 동의하신다면, 뜻을 같이 하겠다고 표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2012년 대선 전 그의 정치적 멘토였던 김 전 대표와 최근 사이가 멀어진 것에 대해선 “정치권에서 충분히 제 의견을 전달하지 못한 것도 있었던 것 같다. 노력하겠다”는 말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미 경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ㆍ천정배 전 공동대표에 손 의장까지 삼파전으로 구성된 당 경선에 두 인사가 가세하면 국민의당은 5명의 대선 경선 주자를 확보하게 된다.
국민의당의 3지대 흡수 전략은 인물 영입 차원을 넘어 당 지지 기반 확장과 직결돼 있다. 국민 의당은 지역적으로 호남과 수도권 2곳, 이념적으로는 중도진보 성향 일부에 한정돼 전국 정당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당의 한 지도부 인사는 “지역 및 중도 지지 확장은 희망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라며 “충청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정 전 총리와 경제민주화 이슈를 쥐고 있는 김 전 대표의 중도적 안정감은 당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손 의장 합류에도 당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점도 국민의당의 근심을 깊게 하는 대목이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2월 2주차(6~8일) 정당지지율에서 국민의당은 10.5%로 지난 주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대선주자 지지도에서도 안 전 대표는 9.1%를 기록해 문 전 대표(33.2%)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15.9%), 안희정 충남도지사(15.7%)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손 의장이 합류한 날(7일)이 포함된 수치라 뼈 아프다”면서도 “새로운 인물 영입과 중도 강화 전략이 시도 중인 만큼 반전의 기회는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중도 표심을 강화하기 위해 촛불집회와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안 전 대표가 이날 “헌법에 따라 탄핵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헌재를 압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갈 길 바쁜 국민의당의 공개 구애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여전히 국민의당 합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무슨 탈당을 한다는 건가. 내가 정치를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또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총리 역시 “국민의당이 동반성장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지 접촉도 안 하고 자꾸 ‘관계가 잘 되고 있다’라고 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정치권에선 정 전 총리의 경우 전략적으로 합류를 유보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김 전 대표에 대해선 민주당 잔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확인했다. 김 전 대표가 탈당할 분도 아니고 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언급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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