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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돌아온 고소영 "19금 농담도 이젠 거침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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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돌아온 고소영 "19금 농담도 이젠 거침없어"

입력
2017.02.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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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은 “주변에서 제가 많이 편해지고 여유가 생겼다고 말씀하신다”며 “아마도 아이 둘 낳고 아줌마가 돼서 그런가 보다”고 말했다. KBS미디어 제공
고소영은 “주변에서 제가 많이 편해지고 여유가 생겼다고 말씀하신다”며 “아마도 아이 둘 낳고 아줌마가 돼서 그런가 보다”고 말했다. KBS미디어 제공

“19금 농담도 거침없이 하게 되는, 영락없는 아줌마 맞아요. 하하.”

자그마치 10년 만이다. 배우 고소영(46)이 27일 첫 방송되는 KBS 새 월화극 ‘완벽한 아내’로 연기 활동을 재개한다. 1990년대 젊음을 사로잡던 청춘 스타도 시간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일까. 톡톡 튀고 도도하며 당찼던 고소영은 온데간데 없다. 결혼 8년을 맞은 주부이면서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이자 동갑내기 남편 장동건의 아내라는 여러 모습이 오버랩됐다.

9일 오후 서울 이태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소영은 “이제는 첫째 아들도 다 컸고 둘째 딸도 엄마 손을 타지 않을 나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이 아니면 다시 내 일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며 10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고소영의 복귀는 드라마 촬영 전부터 화제였다. 영화 ‘언니가 간다’(2007)와 SBS 드라마 ‘푸른 물고기’(2007) 이후 강산도 변한다는 긴 시간 동안 그는 대중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를 향한 궁금증이 누구보다 더 부풀어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역할도 눈길을 잡을 만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아줌마 역할에 도전한다는 점이 호기심을 부추겼다. 고소영도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그는 “결혼해서 아이 둘과 함께 정신 없이 보냈다”며 엄마 역할에 충실했던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봤다. 아직 초등학교 입학도 안 한 두 아이를 돌보느라 “현실적으로 다른 일을 하기가 벅찼다”고 말했다. “성실하게 엄마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하기도 했다.

드라마에 복귀하기까지 장동건의 응원도 한 몫 했다. 고소영이 ‘완벽한 아내’의 대본을 받고 출연을 고민하고 있을 때 장동건이 “그 동안 고생한 것 너무 고맙고, 내가 어떤 식으로든 서포트하겠다”며 응원을 보냈다고 한다. 장동건은 고소영이 대본 연습을 할 때도 “내가 상대역 해줄까?”라며 살뜰히 챙겨줬다고. “(남편과의 연기 연습을) 오히려 민망해서 못하겠더라”면서도 고소영은 기분 좋은 설렘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심장이 쿵쿵댈 정도로 뛰어서” 첫 촬영을 앞둔 전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완벽한 아내’ 속 삶은 고소영의 현실과 닮은 꼴이다. 남편(윤상현)과 두 아이에 가려 가정주부로서 살아온 심재복(고소영)이 주인공이다. 무능력한 남편 대신 생업 전선에 뛰어든 억척스러운 아줌마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중에게 고소영은 아줌마보다는 화려한 톱스타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가 제대로 역할을 소화해낼 지 호기심 어린 우려의 시선들이 있다. 고소영은 10년 공백을 빼도 연기 경력 15년을 자랑하는 배우이지만 연기력 논란에 종종 시달렸기 때문이다.

고소영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새침하고 깍쟁이 같아 보이는 외모와 이미지 때문에 ‘(아줌마 연기를)할 수 있겠어?’하시는 분들도 많다”면서도 “기대에 부응을 못했다면 내 불찰”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더 자주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에서 파격적이고 거침 없는 대사를 쏟아낸다. 잠자리를 피하는 남편에게 “그렇게 싫어? 나랑 하는 게?”라는 낯뜨거운 ‘돌직구’ 대사도 던진다. 멋진 커리어 우먼이나 부잣집 막내딸 같은 캐릭터가 더 어울렸던 고소영이라 더 의외다.

고소영은 “예전보다 부끄러움도 많이 없어지고 표현도 과감해졌다”며 “19금 농담도 거침없이 해서 드라마 스태프들이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그들 웃음보가) 빵빵 터지는 걸 보면” 더 개그 욕심이 생긴단다. 그는 “아이 둘을 낳다 보니 기억력이 가물가물해 대본에 코멘트를 적곤 한다”는 등 ‘아줌마스러운’ 표현도 아무렇지 않게 했다. “아줌마, 아줌마 하는데 나쁜 말이 아니에요. 저 역시 아줌마이고요. 아줌마라고 드세고 억척스럽게 보시지 말고 자립적인 존재로 봐주셨으면 해요.”

그는 기대를 받는 만큼 부담도 크다고 했다. “시청률이 상당히 걱정된다”면서도 “요즘 굉장히 어둡고 불편한 상황이 많은데 유쾌한 이야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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