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나브로 화산 분화 이후
1주일 만에 성층권서 관측돼
광주과기원, 레이저 탐사 확인

2011년 6월 아프리카 북동부 국가인 에리트레아의 나브로 화산 분화 당시 대량의 화산재가 한반도 상공까지 이동, 6개월간 분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과학기술원 국제환경연구소 노영민 연구교수 연구팀은 레이저 원격탐사장비인 라이다(LIDAR)를 이용한 대기관측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1년 6월 12일 나브로 화산이 분화한 지 1주일 뒤인 19일 국내 성층권 상공에서 나브로 화산에서 분출된 화산재를 최초로 관측했다. 당시 연구팀은 기존의 다(多)파장 라만 라이다 시스템의 검출기 성능을 개선해 성층권의 입자를 실시간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하던 때였다.
연구팀은 이후 6개월간 화산재를 추적 관측한 결과, 관측 초기 성층권 15~17㎞ 상공에 2㎞의 두께로 분포하던 화산재가 2개월 후 9㎞ 두께(11~19㎞ 상공)로 확산되고, 전체 화산재 농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감소된 사실을 확인했다. 첫 관측 시점 당시 화산재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감쇄기간(반감기)은 117일로 관측됐다. 화산재 입자 형태도 일부 화산재는 저온에서 빙정을 이룬 뒤 밀도 증가로 인해 화산재 층의 아래쪽에 주로 분포하는 모습도 관측됐다.
연구팀은 첫 관측 당시 화산재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기상 자료를 바탕으로 대기 흐름을 역추적하고 위성자료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해당 에어로졸 입자를 포함한 공기층이 나브로 화산 폭발 지역에서 한반도로 유입됐음을 뒤늦게 확인했다.
노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는 라이다 시스템을 이용해 대류권(0~10㎞ 상공)의 초미세먼지와 황사, 꽃가루뿐 아니라 지구 기상현상과 환경 변화에 영향을 주는 성층권 내 화산재까지 동시에 관측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백두산 화산 폭발 등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한반도와 그 주변 화산 폭발 재난에도 라이다 시스템의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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