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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프런티어 대상]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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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프런티어 대상] 기고문

입력
2017.02.09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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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국내외 주요기관들에 따르면 금년 글로벌 경제는 3.4~3.5% 성장해 다소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천명하고,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를 선언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통상·외교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유럽에서는 브렉시트(Brexit) 협상의 진행에 따라 유럽통합이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이며,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의 경색이 지속될 경우 우리경제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올해는 미국의 통상공세가 우리에게 미칠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통상전략을 수립하고, 경제 ·외교 차원에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에 대응하는 한편, EU의 불안정성을 극복하는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세계경제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이 전산업과 경제, 그리고 사회 영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을 통해 모든 생산 공장이 연결돼 실시간으로 통제되면, 기존 글로벌 생산체제는 커다란 변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독일 등은 4차 산업혁명이 향후 경제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판단 하에, 정부와 기업이 협력과 역할분담을 통해 전산업의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에 있는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대조류(大潮流)에 부응하는 성장동력 창출이 시급한 상황으로서, 경제제도·산업정책의 개선과 조정에 만전을 기하고, 디지털화와 더불어 진행되는 무역구조 및 글로벌 규범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대내외적 여건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북돋우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역량은 곧 우리경제의 글로벌 경쟁력의 근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과 해외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벤처·스타트업 역시 독자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여건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디지털화와 더불어 각 산업 영역에서 ICT의 적용이 중요해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은 미국에 비해 약 80%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핵심 분야인 소프트웨어·컴퓨팅 분야의 기술격차가 크다. 따라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공통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관련 기술표준 수립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 인터넷 확산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기업이 가진 신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전반에 걸쳐 데이터 주도 혁신(data-driven innovation)의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혁신의 핵심적인 연료이자 자산으로 간주되는 정보의 활용을 촉진해야 할 것이다.

혁신의 중요한 주체인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ICT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미흡한 수준으로서, 투자에서 자본회수 및 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생태계를 확립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이다. 특히 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M&A 등 투자금 회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기업 활동의 역동성을 약화시키는 기업간 불공정 거래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여전히 상당수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불공정거래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지금의 정치적 난국을 새로운 국가적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지하다시피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은 우리경제 성장의 근간이 되었으며, 앞으로 그 중요성은 더해질 것이다. 지금의 어려운 대외환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제품이나 사업모델을 통한 시장개척 가능성은 언제, 어디서든 열려있다.

혁신적인 기술이나 사업모델이 시장을 찾는 순간 엄청난 성장력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버(Uber)나 에어비엔비(Airbnb) 사례에서 목도한 바 있다. 이러한 기회가 어디서 어떻게 창출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며, 혁신 기업들은 작은 국내시장의 테두리를 벗어나 기술 및 사업모델 개발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 3D 프린팅, 빅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화에 따른 생산·혁신 체제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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