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크라머ㆍ이상화 등 출전 시선 집중
남 싱글 피겨 천재 하뉴 유즈루 등
4대륙선수권대회 참가 올림픽 리허설
‘1년 뒤 평창의 겨울을 뜨겁게 달굴 지구촌 스타가 모두 모인다.’
평창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9일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빙상과 설상 종목, 스키점프 등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가 이어진다.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리는 테스트 이벤트는 세계 각국 선수들에게 더 없이 좋은 현지 적응 훈련 기회다.
이번 대회는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31ㆍ네덜란드)와 ‘스노보드 제왕’ 숀 화이트(31ㆍ미국) 등 세계적인 스타가 대거 참가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미리 보는 평창올림픽에 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9일부터 12일까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개장 기념 대회로 열리는 국제빙상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은 빙상 종목의 올해 첫 테스트 이벤트. 26개국에서 선수 180명과 팀 관계자 165명이 강릉을 찾는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스벤 크라머. 크라머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자 5,000m 종목 3연패를 노리며 담금질에 들어간다. ISU 월드컵 시리즈 출전을 포기한 ‘빙속여제’ 이상화(27)도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가능성을 타진한다. 여자 500m 세계신기록(36초36)을 보유한 이상화에게 평창은 3연패 도전 무대이다.
1년 뒤 평창에서 매스 스타트(정해진 레인 없이 400트랙을 16바퀴 돌아 순위를 가리는 종목) 남녀 초대 챔피언 등극을 노리는 이승훈(28)과 김보름(24)도 종목별 세계선수권에 참가한다. 이승훈은 올 시즌 네 차례의 월드컵 매스 스타트에서 금ㆍ은ㆍ동메달을 1개씩 획득했다. 지난 시즌 월드컵에서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해 두각을 나타냈던 김보름은 올 시즌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매스 스타트 강자로 올라섰다.
이어 12일부터 19일까지 보광 스노경기장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월드컵에는 ‘스노보드의 제왕’ 숀 화이트가 출전한다. 소치대회에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원통을 반으로 잘라놓은 모양의 경기장) 3연패에 실패한 화이트는 평창에서 재기 가능성을 점친다.
16일부터 나흘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벌어지는 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는 ‘피겨 천재’ 하뉴 유즈루(21ㆍ일본)를 볼 수 있다. 하뉴의 주특기는 신기의 연속 4회전 점프. 남자 싱글 역대 최고점(330.43) 기록을 보유한 하뉴는 지난해 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대회 4연속 챔피언에 오르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미국피겨선수권에서 무려 7차례의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하며 정상에 오른 네이선 천(18ㆍ미국)과 소치 은메달리스트 패트릭 챈(27ㆍ캐나다)도 하뉴에 도전장을 던졌다.
3월에도 평창 올림픽 리허설은 이어진다.
다음 달 4~5일에는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미카엘라 시프린(21ㆍ미국) 등 정상급 선수가 총출동하는 스키월드컵이 열린다. 소치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에서 역대 최연소인 만 19세에 금메달을 목에 건 시프린은 “평창에서 회전뿐 아니라 알파인 스키 5개 종목 모두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야심찬 목표를 드러냈다. 이 대회에는 ‘스키 여제’ 린지 본(33ㆍ미국)의 재기전도 함께 열린다.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인 본은 “평창에서 전설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다음달 17일부터 나흘간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는 봅슬레이ㆍ스켈레톤 월드컵에서는 한국 스켈레톤의 희망 윤성빈(23)이 마르틴스 두크루스(32ㆍ라트비아),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32ㆍ러시아) 등 라이벌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32)과 서영우(26)도 평창에서 ‘한국판 쿨러닝’신화를 완성하기 위한 담금질에 나선다.
여자 바이애슬 서안나(32), 에카테리나 에바쿠모바(27) 등 귀화선수들도 새 조국의 명예를 걸고 테스트 이벤트에 출전한다. 국제대회 본선 진출조차 쉽지 않았던 한국 바이애슬론은 파란 눈의 태극전사를 앞세워 새 역사를 썼고, 이제는 평창동계올림픽 메달까지 기대하고 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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