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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파행 예지중고, 졸업 사정회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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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파행 예지중고, 졸업 사정회도 무산

입력
2017.02.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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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예지중ㆍ고 주차장 입구에 설치된 학생모집 안내판. 이 학교 졸업생들은 무자격 교장 논란 등으로 학사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자칫 졸업자격을 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대전예지중ㆍ고 주차장 입구에 설치된 학생모집 안내판. 이 학교 졸업생들은 무자격 교장 논란 등으로 학사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자칫 졸업자격을 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학사파행이 장기화하고 있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대전예지중ㆍ고의 졸업 사정회가 결국 무산됐다. 상급학교로 진학하려는 만학도들의 꿈이 날아갈 지경이지만 재단과 대전시교육청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예지중ㆍ고 유정복 교장은 8 오후 2시 교무실에서 ‘졸업 및 진급 사정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학교에 아예 나오지 않았다. 대신 예정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사정회 원안이 제출되지 않아 연기한다고 교사들에게 문자로 통보했다. 유 교장은 “1차 시한인 6일, 2차 시한인 7일까지 학교장(행정실장 경우)에게 사정회 원안을 제출하지 않은 교사가 있어 집계가 불가능하다”며 “사정회 원안을 모두 받아 집계를 마무리하면 졸업 사정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사들은 유 교장 체제에서 졸업 사정회를 여는 건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학교 맹현기 교무부장은 “무자격 교장이 부여한 졸업 자격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을 것이라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았다. 재단은 대전교육청의 요구대로 무자격 교장을 해임하고, 새 교장이나 권한대행을 지정해 사정회를 열고, 졸업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졸업 사정회가 연기되면서 졸업예정자 273명은 11일로 예정된 졸업식을 사실상 치를 수 없게 됐다. 졸업 관련 파행이 이어지면 고교 진학자(143명)와 대학 합격자(95명)의 진로도 가로막힐 우려가 크다.

유 교장은 재단 측 일부 관계자의 사임 권유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이 이사들에게 일주일 전 회의를 알리고, 이사회를 열어 유 교장 해임 조치 및 새 교장 임명 또는 권한대행 지정 등을 하려면 최소 열흘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만학도들은 졸업식은커녕 졸업자격조차 받지 못할 상황이다. 재단 관계자는 입장을 듣기 위해 본보가 수 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지만 시교육청은 재단 측에 유 교장을 해임하고 새 교장을 임명하거나 권한대행을 지정해 학생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라는 공문만 두 차례 보냈을 뿐 이렇다 할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유 교장 체제에서 사정회를 열고, 졸업자격을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거부당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시교육청 담당부서 공무원이 일정 상 문제가 있으니 일단 유 교장 주재로 사정회를 열고, 졸업식까지 처리하는 건 어떠냐고 했다”며 “법적 문제가 걸려 있는데 책임지지도 않을 거면서 이렇게 무책임하게 말해도 되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재단 측에선 아무런 후속 조치나 답변이 없다”며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졸업만 할 수 있다면 그런 것(유 교장 체제 사정회 및 졸업자격 부여)도 생각하면 좋지 않겠냐고 개인적으로 말해본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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