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8일 자신의 대선 불출마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재등판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유승민ㆍ남경필 두 대선 주자의 지지율이 좀처럼 뜨지 않는 데다 김 의원도 “현재로선”이라는 단서를 남겨 구원투수로서 등판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앞에서 큰 결단을 내려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번복해 다시 출마하겠다는 이야기는 참 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선 제 마음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유승민ㆍ남경필 후보도 훌륭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해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영입 가능성이 높았던 반 전 총장의 낙마라는 돌발변수가 생겼다는 의미다. 그는 “너무 많은 곳에서 불출마를 번복하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28주 연속 지지율 1위를 한 적도 있는데 다 지나간 일”이라고도 했다.
당 지도부는 경선 흥행을 고려해 김 의원의 재등판에 적극적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출마하라는 당원들이나 국민여론이 높게 나오면 다시 고려해 볼만 하지 않나”라고 했다. 정병국 대표도 2일 “법으로 안 된다고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당사 안에는 지지자 20여명이 ‘김무성 고문님 대선 불출마를 철회해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김무성계 한 중진 의원은 “출마 제안이 많다”고 전했다. 당 사무처에도 관련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대표로서 얻은 당시 지지율이 이어지리란 보장이 없는 데다 출마를 번복할 때 입을 정치적 타격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불과 석 달 전 불출마 선언을 한 그로선 몇 년간 칩거했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당장 비견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본인의 잘못으로 이런 국가적 위기가 발생해서 진행 중에 있는데, 하루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합당은 어렵고 단일화를 위한 연대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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