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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평창 올림픽, '동계체전'이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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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평창 올림픽, '동계체전'이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17.02.0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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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사진은 홍보대사인 김연아가 티켓 판매 안내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평창올림픽 조직위.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그게 최선입니까."

2010년 방영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완벽남 김주원역을 맡은 배우 현빈(35)의 극중 명대사다. '시크릿 가든'을 즐겨 봤다는 박근혜(65) 대통령과 관계자들에게 새삼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 그게 최선입니까"라고 묻고 싶어진다. 박 대통령이 연루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평창 올림픽 홍보에 큰 타격을 줬다.

2018년 2월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정확히 1년이 남았다. 그러나 관심도는 기대 이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전국 성인 1,003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31%였고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한 이들도 19%에 달했다. 관심이 있어도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주요 인사들이 최순실 사태에 대거 연루된 탓이다. 기업들도 대회 후원을 망설이고 있다. 이희범(68)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평창 올림픽이 타깃은 됐지만, 실제로 잘못된 기안이나 계약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일반 국민의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는 분위기다.

대회 시설 준비는 꽤나 긍정적이다. 평창조직위 자료에 따르면 신설 6개 경기장의 공정률은 지난 3일 기준 정선 알파인경기장(85.6%),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94.2%),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99.1%), 강릉아이스아레나(100%), 강릉하키센터(99.8%), 관동하키센터(99.8%) 등으로 완성 단계다. 빙질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빙질을 관리하는 마크 메서는 5차례나 올림픽 링크 건설에 참여한 얼음 전문가다. 빙판 온도, 습도, 조명까지 완벽하게 관리해 대표팀 간판인 이상화(28ㆍ스피드스케이팅), 차준환(16ㆍ피겨스케이팅)도 만족해 했다.

그러나 대회 홍보는 분발이 요구된다. 세계적인 시설을 갖추더라도 참여가 부족하면 성공 개최는 요원한 일이 된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도 흥행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갤럽이 개막 전 실시한 인천 아시안게임 관심도 설문조사에선 전체 응답자의 53%가 '관심이 없다'고 했다. 평창 올림픽도 인천 아시안게임처럼 '그들만의 대회'가 될지 우려스럽다.

대회 홍보와 관련해 당장 내부 대책 마련과 실행이 중요하다. 평창조직위 홍보 관계자는 8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해에는 홍보 자원이나 기반 마련을 목표로 했다. 지금부터는 홍보 활동을 확대해 갈 계획이다. 공항, 철도에 공간을 만들어 공공 포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며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등은 SNS나 사업계획에서 평창 올림픽을 어젠다로 내세우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향후 100일 남은 시점에선 '붐업'이 될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준비 초기에 적자, 환경 파괴 등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국민에게 그런 부분을 설명하는 기회가 적었다. 최근 일련의 사태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면서 본격적인 홍보가 시작된 만큼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은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과 친절, 자원봉사 서비스 등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자원봉사자 2만1,400명을 뽑는데 9만 명 이상 지원했다"며 "대회 준비와 서비스를 위한 인력은 충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기자는 지난 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 동계체육대회 사전 경기를 취재했다. 사전 경기임을 고려해도 동계 스포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지나치게 적어 보였다. 이승훈(29)과 김보름(24) 등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들이 출전했지만, 관람객 수는 육안으로 금방 셀 수 있을 정도였다. 분위기는 얼음장만큼 썰렁했다. 평창 올림픽이 동계체전 수준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대회 홍보와 인식 제고, 이것이 남은 기간 조직위가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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