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호주 중앙은행과 합의… 스와프 규모 50억→100억 호주달러로 증액
10월 만기 한중 통화스와프는 ‘사드 갈등’으로 연장 미지수

한국과 호주가 이달 양국간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를 앞두고 만기를 3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50억호주달러(한화 5조원)인 통화스와프 규모도 100억호주달러(한화 9조원)으로 2배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8일 호주 중앙은행(RBA)과의 상호협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는 유사시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를 빌려 올 수 있는 계약으로 외환시장 변동폭이 커지거나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상황일 때를 대비한 조치다. 한국과 호주는 2014년 2월 5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처음 체결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계약 연장으로 무역결제자금 용도뿐 아니라 금융 안정 기능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그간 한-호주 통화스와프는 무역결제 용도로만 사용조건이 제한돼 있었다. 한국은 호주의 제4위 교역국이며, 호주는 우리의 제8위 교역국으로 지난해 양국간 교역규모가 약 230억달러에 달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통화스와프 규모가 확대되고 금융안정을 위한 인출도 가능해져 국제 금융시장 불안 시 자금의 신축적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양자간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 국가는 호주를 포함해 중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이다. 계약 총액은 총 1,222억달러로 올해 10월 말 만료가 예정된 한ㆍ중 통화스와프 규모가 560억달러로 가장 크다. 일본과는 2001년부터 최대 700억달러까지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지만 2015년 2월 과거사 문제 등 양측의 외교 갈등으로 전면 종료됐다. 최근 재개를 협의했지만 일본 측이 부산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한 상황이다.
한ㆍ일 통화스와프 연장 불발에 이어 한ㆍ중 통화스와프도 한반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발표 이후 한국에 대해 경제보복 조치를 강화하면서 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만기 3,4개월 전부터 상대국과 협상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정치와 경제 문제는 분리해 생각하자고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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