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제안에 정치 상황이 발목
정부 “공식적으로 일정 논의 못해”
6월 괌 韓美훈련에 日 참여 거론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에도 불똥이 튀었다. 지난해 11월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계기로 내친 김에 일본과의 첫 잠수함 훈련까지 추진하려 했지만, 양국간 정치적 상황에 발목이 잡혀 아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7일 “미국과 일본이 지난해 말 한미일 잠수함 훈련을 제안했지만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본과는 아직 공식적으로 훈련 일정을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의를 시작한 지 불과 한달 만에 GSOMIA를 속전속결로 체결한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 군은 6월 괌 인근 해상에서 미국과 연합 잠수함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훈련에 일본이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 동안 한미 양국이 잠수함 훈련을 하더라도 일본은 다른 해역에서 별도의 훈련을 하는데 그쳤다. 잠수함 전력은 이동경로 자체가 비밀일정도로 기밀성이 생명이어서, 훈련을 함께하는 것은 최고 수위의 군사정보 공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이 GSOMIA를 체결하면서 제도적인 걸림돌은 사라진 셈이다.
한미일 3국은 지난해 6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북한의 공격을 가정한 탄도미사일 탐지ㆍ추적훈련을 했지만, 아직까지 잠수함 훈련은 실시한 적이 없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과 GSOMIA를 체결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물밑으로 잠항한 잠수함에 맞서기 위해서는 잠수함 전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이 참여하는 훈련의 장소로 괌을 염두에 두는 것은 한반도 주변해역이 아니어서 정치적 민감성이 덜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 잠수함이 괌까지 가려면 2주 가량 걸린다. 이와 달리 한미일 3국 해군은 2년 마다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이지스함 등이 참가하는 림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일 잠수함 훈련이 성사될 경우 림팩처럼 정례적인 연합훈련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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