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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 '국뽕'?… 설민석 열풍 어떻게 볼까

입력
2017.02.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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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태건에듀 대표는 종종 아버지 설송웅씨가 4.19 학생대표였던 ‘역사’를 기려 집 전화번호 뒷자리를 0419, 아버지 휴대폰 번호 뒷자리를 4190으로 정했다고 말한다. 한반도 역사는 물론 자신의 개인사까지 국가주의 민족주의 코드로 치환시키는데 거리낌이 없는 기승전‘국뽕’의 마력으로 그는 한국 문화계의 주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태건에듀 제공
설민석 태건에듀 대표는 종종 아버지 설송웅씨가 4.19 학생대표였던 ‘역사’를 기려 집 전화번호 뒷자리를 0419, 아버지 휴대폰 번호 뒷자리를 4190으로 정했다고 말한다. 한반도 역사는 물론 자신의 개인사까지 국가주의 민족주의 코드로 치환시키는데 거리낌이 없는 기승전‘국뽕’의 마력으로 그는 한국 문화계의 주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태건에듀 제공

강연 예능의 개척자인가, ‘국뽕’(마약에 취한 듯한 지나친 애국주의)의 전도사인가. 출판계 방송계 교육계를 가로지르며 대중의 눈길을 끌어당기고 있는 설민석 태건에듀 대표는 논쟁적 인물이다. 고대 중세 근현대 구분 없이 한반도 모든 역사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위대한 우리 조상’이란 하나의 결론을 제시하는 그의 강연은 입시계를 뛰어넘어 교양서적 시장까지 평정했다. 지난해 7월 출간한 그의 책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수년 전 쓴 ‘무도 한국사특강’과 ‘설민석의 첫 출발 한국사’가 몇 달 째 주요 대형 서점에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은 그가 출연하면 시청률이 평소보다 두 배를 넘고, 그의 인터넷 강의는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다.

설민석 열풍은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을 반영한다. 스타 강사인 그는 2012년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부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같은 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역사적 배경을 인터넷 강의로 제작해 잠시 주목받더니 지난해 ‘어쩌다 어른’에 출연하면서부터 ‘전국구 스타’가 됐다. 수년째 이어져 온 인문학 열풍, 정부의 국사 국정교과서 제작, 대통령 탄핵과 대선 정국이 맞물리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한국사가 수능 필수 되며

요점 잘 정리한 강의ㆍ책 인기

탄핵 정국ㆍ국정교과서 논란 등

역사 부각되는 시국도 한 몫

뻣뻣한 캣츠걸(캣츠걸)=“진짜 대세인지 보자. 설민석이 쓴 책의 누적 출고 부수는 90만부에 육박한다. ‘설민석 조선왕조 실록’이 50만부 팔렸고, ‘무도 한국사 특강’은 27만부가 출고돼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종합 10위 안에 든다. 지난해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을 제치고 인터넷 서점 ‘예스 24’가 독자 투표로 선정한 ‘올해의 저자’에 뽑히기도 했다.”

브이 포 밴댕이(밴댕이)=“설민석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압도적으로 시청률이 높지는 않다. 출연료도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방송으로 지명도 높이고 돈은 방송 밖에서 번다. 영상물 촬영 출연료가 3,000만원이라는 말도 있더라. 거대 콘텐츠기업 CJ E&M이 관리할 정도니 강사보다는 스타에 방점이 찍히는 인물이다.”

망토 뺏긴 슈퍼맨 (슈퍼맨)=“‘무한도전’(‘무도’)은 2012년부터 가끔 출연했다. 방송가에서 인기 끌면서 CJ가 ‘어쩌다 어른’을 만들었다. 영화 마케팅에도 활용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과 관련해 5분짜리 역사 강의를 광고처럼 한 적이 있다. CJ 입장에선 효과적인 광고 마케팅이었다.”

캣츠걸=“설민석을 백종원하고 비교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 전문 분야 있고 방송도 자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나는 스타 강사 강신주와 김미경 사이의 캐릭터 같다.”

밴댕이=“설민석은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강사다. 연기하듯이 역사의 한순간을 재현하며 강의한다. 통찰력보다 입담이 주무기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올해의 책 시상식에서 설민석 대표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예스24 회원 30만355명이 참가한 올해의 책 투표에서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62,392표(20.8%)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예스24 제공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올해의 책 시상식에서 설민석 대표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예스24 회원 30만355명이 참가한 올해의 책 투표에서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62,392표(20.8%)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예스24 제공

하염없이 싸이는 뱃살(싸이)=“50만부 팔렸다는 조선왕조실록을 서점에서 후루룩 읽어 봤는데, 단순한 요점 정리에 가까웠다. 깔끔하니 잘 정리된 핵심포인트 공략법 같은 느낌이다.”

슈퍼맨=“단편적인 걸 지식으로 확장하는 것도 능력이다. 자기 기업을 운영하면서 방송으로 장사를 한다. 그런 면에서 백종원과 비슷하다.”

싸이=“역사를 배우고 가르치는 여러 층이 있겠지만, 진중하게 진지하게 파고드는 스타일도 있고, 쉽게 재미있게 얘기를 들려주는 방식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배움에 대한 강박이 너무 심한 것 같다. TV 보고 놀면 안되고, 책을 봐도 심심풀이 삼아 보는 건 안 된다. 뭐든 보면 하나라도 배워야 한다는 강박에 잘 부응하는 인물이 설민석 아닌가 싶다. 부모들이라고 설민석이 강의하는 것 보면서 ‘오버하네’ 이런 생각 안 할까. 다만 저걸 보고 기초적인 뭔가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 시간 낭비하지 않는다는 느낌, 그게 중요하다고 본다. 얘기를 좀 키우면 역사 교육 논란에도 연결된다. 설민석이 뜬 것도 한국사의 수학능력평가 필수 과목 지정과 연관 있지 않나. 필수과목 지정 이후 서점 한국사 코너에 가면 요점 정리하는 책이 엄청 많아졌다. 설민석의 책처럼 요점 정리에 집중하는 책이 진짜 한국사를 다룬다고 할 수 있을까. 간단한 역사적 사실보다 그 역사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지도 중요하지 않을까. 이런 논쟁은 우리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도 역사수업시간을 논쟁하는 식으로 꾸린 학교가 있었는데 소송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애들이 역사에 대한 단편적인 사실을 알지 못 하니 학부모들이 도대체 뭘 가르치는 거냐고 반발한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 전반은 아이들보다 ‘부모님이 보시기에 좋았다’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문화에는 설민석의 강연과 핵심을 간단하게 짚어주는 그의 책이 딱 맞는다.”

거침 없는 바나나(바나나)=“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설민석 인증샷’이 엄청나게 많다. 부모들은 유치원생쯤 돼 보이는 아이가 설민석 동영상 보는 모습을 찍어 올리면서 ‘우리 애가 한국사 공부 시작했다’고 자랑한다. 인스타그램엔 ‘조선왕조실록’ 표지 사진이 몇 천 장 올라와 있다. 설민석의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그의 책을 샀다는 것만으로 인문학적 허영을 채웠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마치 4,5년 전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 열풍 보는 느낌이다.”

슈퍼맨=“2012년 한류 붐이 한창일 때 ‘무도’에서 아이돌그룹을 출연시켜 역사 강의를 듣도록 한 적이 있다. 이때 설민석이 ‘우리 역사를 알아야 한국을 알린다’는 취지로 아이돌 그룹을 가르쳤다. 요즘은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을 더 받고 있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제대로 설계할 수 있다는 인식이 시국과 맞아 떨어져서 대중들의 마음을 더 흔들고 있다.”

캣츠걸=“어느 인터뷰에서 설민석 스스로는 대중에 알려진 계기로 2012년 ‘무도’ 출연과 ‘광해’ 인터넷 강의를 꼽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갔다.”

감귤은 역시 재즈감귤(감귤)= “지난해 대학 수학능력평가부터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좀 더 쉽게 국사를 배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입담 좋은 설민석이 각광을 받게 됐다. 수능뿐만 아니다. 한국사는 공무원 시험 과목에도 포함돼 있고, 별도 한국사 능력 시험도 있다. 이리저리 공부하고 접해야 하는 분야이니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싸이=“설민석의 강의나 책은 부모들이 보기에 좋고 어느 누구에게도 딱히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설민석은 자기가 세종, 정조, 이순신 장군이 없었으면 못 먹고 살았을 거라고 얘기 한다. 한국사에서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인물들이다. 그런데 박시백의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종 시대에 대해 ‘세종이 요순 시절이라고 듣고 배웠는데 막상 실록을 보니 별로 그렇지 않더라’고 써놨다. 세종을 그냥 영웅적인 캐릭터로만 알고 있는 것과 그게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은 다르다.”

슈퍼맨=“설민석이 한국사 붐을 일으켰다는 건 인정해줘야 한다. 요즘 학생들은 ‘수능식 지식’ 말고는 우리 역사에 관심이 크지 않다. 그의 방송이 그나마 우리 역사를 능동적으로 찾아보게 했다.”

tvN '어쩌다 어른'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는 설민석 태건에듀 대표. ‘크게 세운다’(太建)는 호가 현실이 됐다. tvN 제공
tvN '어쩌다 어른'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는 설민석 태건에듀 대표. ‘크게 세운다’(太建)는 호가 현실이 됐다. tvN 제공

캣츠걸=“그의 강의의 어떤 부분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가.”

바나나=“연극영화과 출신이라 그런지 퍼포먼스가 빼어나다. 젊은 친구들 사이에선 꽃미남으로 통한다. ‘역사 아이돌’이랄까. 강의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 유의 긍정 에너지를 주는 것도 어필하는 것 같다.”

밴댕이=“그의 깔끔한 옷차림과 감정을 풍부하게 담아 말하는 방식을 보면 강사라기보다 엔터테이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즐거움을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듯하다. 이런 점이 인기의 비결이기도 하다. 이른바 ‘스낵커블 콘텐츠(스낵 먹듯이 소비하는 콘텐츠)’가 유행하는 시기이니 역사라는 딱딱한 소재를 진중하게 소개하면 더욱 안 팔린다. 가벼운 것, 좀 더 엔터테인먼트화 된 콘텐츠를 원하는 세태가 설민석 열풍의 배경이다.”

감귤=“수강생들 후기를 보면 대부분이 쉽게, 친절하게 가르쳐줘서 역사 공부에 흥미 느꼈다고들 한다.”

싸이=“흥미를 느꼈으면 한걸음 더 들어가 역사를 더 진지하게 알아봐야지, 왜 거기서 멈추는지 모르겠다(웃음).”

한국사 붐을 일으킨 건 인정

단선적 해석은 선별 수용해야

지나친 단순화ㆍ배타적 시각은

국뽕ㆍ아시아주의 귀결돼 불편

한창 잘 먹을 나이(한나)=“설민석이 국뽕 또는 아시아 중심주의에 심취해 강의하는 게 영 불편하다. ‘어쩌다 어른’에서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명나라 정화의 원정을 비교하는 걸 봤다. 정화가 29년 동안 7회 항해했다고 하고 콜럼버스는 두 달만 항해했다며, 정화를 콜럼버스를 뛰어넘는 최고의 탐험가라고 한다. 정하는 29년 동안 7차례 항해 한 것이고 콜럼버스는 항해 기간이 단지 두 달인거다. 역사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고 배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감귤=“‘헬조선’이라는 힘겨운 현실 때문에 설민석의 강의가 잘 먹히는 것 같다. 힘들 때마다 나라 지킨 건 백성이라고, ‘무도’에서도 임진왜란 때 선조는 도망갔는데 국민이 지켰다고 얘기했다. 나라는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는 식의 감성적 강의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듯하다.”

싸이=“신라사를 전공한 사람에게 물어본 적 있는데, 설민석 강의 반 이상이 좀 이상하다고 얘기하더라. 그런데 그를 향한 감정이 이율배반적이라고도 했다. 요즘 신라사 공부하는 사람을 대학원에서도 찾기 어려운데 저렇게라도 강의해주니 좋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잘 꾸며서 이야기해 반감이 든다고도 했다.”

캣츠걸=“대학원 시절 설민석의 수능 교재를 감수했다는 한 역사학자는 설민석이 다른 강사에 비해서 ‘팩트(사실)’를 왜곡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기업형으로 교재를 만들면서 사실 확인은 역사학 대학원생한테 나눠서 하기 때문에 역사를 크게 왜곡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바나나=“팩트도 중요하지만, 역사는 해석이 더 중요하지 않나. 설민석의 단선적인 해석이 전부인 양 받아들여지는 게 좀 걱정된다. 설민석을 ‘역사 공부의 마중물’ 정도로 생각하면 좋은데, ‘역사를 바라보는 등대이자 창’이라 인식하면 설민석 현상이 위험해진다. 지금 임계점에 와 있는 것 같다.”

캣츠걸=“역사학자들에게 설민석이 팩트 틀리고 국뽕 메시지 던질 때 왜 가만히 있냐고 물어봤다. 그들은 ‘(대중역사가) 이덕일과 설민석은 다른 캐릭터’라고 하더라. 이덕일은 그래도 사학 박사 학위를 받아서 학계 논쟁이라도 붙지만 설민석은 연극영화과 출신에 역사교육학과를 나와서 역사학자로 생각 안 한다고 하더라.”

싸이=“이덕일은 급진적인 주장을 펼쳐 논쟁을 일으킨다. 반면 설민석은 안전하게, 예쁜 이야기만 해주는 사람이니까 논쟁에서 비켜선다.”

밴댕이=“역사를 소재로 삼아 허구를 가미한 영화나 드라마가 설민석의 강의와 비슷하다. 진지하게 하나하나 검증하다 보면 현대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사극이 만들어질 수 없다. 비속어와 유행어를 섞어 역사적 인물의 발언과 행동을 재해석하는 설민석의 강의는 정통 사극보다 팩션(역사적 소재에 허구를 더한 콘텐츠)에 더 가깝다.”

슈퍼맨=“시국이 뒤숭숭하니 당분간 그의 인기는 더욱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옛날 사람들은 혼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어쩌다 어른’에서 그의 강연도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밴댕이=“설민석의 책은 50만부가 팔리기도 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시대에 이 정도면 엄청난 판매 부수다.”

싸이=“역사를 다룬 인문서들은 요즘엔 1만부만 나가도 감지덕지다.”

캣츠걸=“인기소설가인 김훈, 황석영 신간이 20만부 팔리면 잘 팔린다고 하는 시대다. 김훈이 최근 낸 장편소설 ‘공터에서’는 1쇄가 5만5,500부다.”

바나나=“설민석씨, 부럽습니다. 신문에 칼럼 연재 갑시다. 그리고 밥 한번 먹읍시다.(웃음)”

싸이=“설민석을 대체할 사람도 딱히 안 보인다. 좀 바라는 바는 손석희 사장 유행어대로 설민석을 발판으로 역사에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으면’ 좋겠다. 방송과 출판 등을 통해 이익을 본 게 많으면 사회에 좀 되돌려 주는 것을 고민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너무 사회주의적인 발상인가.”

캣츠걸=“강의를 공짜로 연다는 말도 있다.”

싸이=“인터넷 강의업계에서 싫어한다더라. 한쪽에서 다 공개해 버리면 뭐 먹고사나 하는 입장인 것이다. 요즘 임시정부기념관 지을 돈이 있네 없네 하던데, 그런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에 기부를 하는 것은 어떨까. 단지 역사에 기대 부를 쌓고 있는 인물이 아닌, 역사적인 행동까지 하는 그런 스타 강사였으면 좋겠다는 바람 아닌 바람이 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변해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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