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은 말 그대로 20세 이하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오는 5월 한국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은 1997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로 연령제한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주관하는 연령별 월드컵은 U-20 외에 U-17 월드컵도 있다. 성장기인 10∼20대에는 한두 살 차이로도 경기력이 달라진다. 이런 점을 악용해 아프리카나 아시아 일부 국가 중 나이를 속이고 출전하는 경우가 있어 골칫거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03년 핀란드 U-17 대회부터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법을 활용해왔다. 각 팀에서 무작위로 몇 명을 뽑아 손목뼈를 촬영한다. 뼈 형태에 따라 성장세 및 나이를 99%의 성공률로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U-20 연령은 성장판이 닫혀 소용없기에 여권과 출생증명서로만 판별한다. 만약 조작이 있으면 해당 축구협회가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판정 시비도 크게 줄 전망이다. 작년 말 일본에서 열린 클럽월드컵에 이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도입된다.
한국은 지금까지 20번 열린 U-20 월드컵 중 13번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 축구가 변방 취급을 받던 1981년 호주 대회 때의 ‘웃픈’(웃으면서 슬픈) 에피소드가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탈리아를 4-1로 이겼는데 외신으로 들어온 스코어를 본 이탈리아인들은 이를 믿지 못했다. 이탈리아 신문사에 자국이 4-1로 이긴 걸 잘못 적은 것 아니냐는 문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1991년 포르투갈 월드컵은 남북 단일팀이 출전한 역사적인 대회다. 남북 단일팀은 1차전에서 강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이겼는데 당시 상대 팀 주장이 현재 손흥민(25)이 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5) 감독이다. 한국은 아일랜드와 2차전에서 0-1로 뒤지다가 종료 20초를 남기고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한반도가 전체가 얼싸안았다. 3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졌지만 8강에 진출했다.
1997년 말레이시아 월드컵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대회다.
한국은 1977~79년생인 이관우와 서기복, 안효연, 양현정, 심재원 등이 주축이 된 역대 최강 황금 멤버였다. 한 해 전 아시아청소년 대회 결승에서도 중국을 가볍게 누르고 우승하는 등 본선에서 4강은 충분하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1차전에서 남아공과 득점 없이 비긴 뒤 2차전에서 프랑스에 2-4로 졌다. 브라질과 3차전에서는 무려 10골을 헌납하며 3-10으로 참패해 전 국민의 분노가 빗발쳤다. 하지만 며칠 뒤 브라질이 16강전에서 벨기에를 10-0으로 이기는 바람에 들끓던 여론이 그나마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 대회 우승은 브라질이 아닌 아르헨티나였다.
2005년 당대 최고 스타였던 박주영(32ㆍ서울)이 출전한 네덜란드 대회 때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 브라질과 맞붙었다. 시청률이 무려 42%로 그 해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최고 기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0-2로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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