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통해 대결구도 공론화
트럼프 의식해 러 관계 개선에 적극
중국이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ㆍ일본의 요격미사일 공동개발이 중국ㆍ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라며 ‘미일 대 중러’ 대결 구도를 공론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러시아에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에서 중러 밀월관계를 지속해나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7일 사설에서 최근 미일 양국이 공동개발한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 블록2A’의 발사시험 성공과 관련, “미국은 북핵 대응용이라고 설명하지만 전 세계에 미사일방어(MD)체계를 구축하려는 계획의 일부”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과 러시아의 핵 억제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MD체계에 대한 집착을 막는 단호한 조처를 해야만 현재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 사설은 미일 양국의 신형미사일 요격시험을 근거로 러시아를 향해 미국과 가까워질 경우 결국 무장해제될 것이란 경고를 담고 있다. SM3 블록2A 요격미사일을 러시아도 강력 반대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와 비교한 뒤 “미국이 MD체계 구축을 통해 세계 유일의 통치자가 되려 한다”고 주장한 건 이 때문이다. 사설은 “중러 양국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능력이 임계점에 다다르지 않도록 막아야 현재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중러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향해 노골적으로 구애 메시지를 보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최근 한미일 안보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北京) 외교소식통은 “한일 양국에 각각 사드와 SM3 블록2A가 배치될 경우 중국이 받는 압박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며 “중국으로서는 동병상련 입장임을 강조해서라도 어떻게든 러시아를 끌어들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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