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폴리스 부속상가 화재
놀이시설 철거 인부들 진술
“물로 끄면서 작업했다”
경찰 위반사항 처벌 검토
5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부속상가 놀이시설 화재 직전, 인테리어 철거 작업자들이 바닥에 우레탄 조각 등이 널려 있는 상태에서 용단(화염으로 녹여서 절단)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꽃이 사방으로 튀는데도 방염포 비치 등 예방조치도 없었다. 안전수칙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7일 경찰이 작업에 투입됐던 생존 인부들을 조사한 결과, 불이 날 당시 정모(49ㆍ사망)씨 등 작업자들은 산소절단기로 H빔 등 철 구조물을 자르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변에는 뜯어낸 뒤 치우지 않은 합판과 우레탄 조각, 카펫 등 가연성 물질이 그대로 놓인 상태였다. 특히 용단 과정에서 불꽃이 합판조각 등으로 튀는 장면이 수 차례 목격됐다.
현장에는 방염포나 불티 비산방지 덮개 등도 없었다. 용단 작업자로부터 10m 이내에는 인화성 물질을 쌓아두지 않고 화재예방 도구를 비치하도록 한 안전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한 인부는 “불티가 튀면 보조자가 물을 뿌려 끄면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이런 진술을 토대로 법 위반사항을 가려낸 뒤 관련자들을 입건할 방침이다. 8일 오전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점포 내부를 감식,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혀줄 착화물(불이 옮겨 붙은 물질)을 확인한다.
4일 오전 11시쯤 최고 66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인 메타폴리스(주거 4동, 상가 2동) 상가 B구역 3층 놀이시설이 입주했던 점포(264㎡)에서 화염이 치솟아 4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했다. 당시 경보기와 스프링클러, 방화셔터, 환풍기 등은 꺼진 상태였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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