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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없는 한국 소녀 같은 ‘스노보드 천재’ 클로이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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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없는 한국 소녀 같은 ‘스노보드 천재’ 클로이 김

입력
2017.02.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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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세계 랭킹 1위 재미동포 클로이 김(미국)이 7일 서울 강남구 버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세계 랭킹 1위 재미동포 클로이 김(미국)이 7일 서울 강남구 버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모님의 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은 스노보드 천재 클로이 김(16ㆍ미국)은 영락 없는 한국 소녀 같았다.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샤이니, 슈퍼주니어 등을 좋아하고, 요즘엔 씨엘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좋아하는 음식은 한국 또래들이 자주 먹는 떡볶이다.

6일 방한한 클로이 김은 7일 서울 강남구 버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면 무척 뜻 깊을 것”이라며 “이번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1년 후 펼쳐질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어 기대된다”고 밝혔다. 클로이 김이 출전하는 FIS 스노보드 월드컵은 평창에서 17일 예선, 19일 결선이 진행된다.

부모가 한국 사람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롱비치에서 태어난 클로이 김은 한국 이름이 김선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선(SUN)이 ‘해님’을 가리키는 단어라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만 예쁜 이름이라 생각한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로스앤젤레스에서도 한국 음식을 많이 먹고, 한국 사람도 많아서 그런지 한국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면서 “한국에 오면 쇼핑도 하고 떡볶이도 먹을 수 있다”고 한국말로 답하기도 했다.

클로이 김은 세계가 주목하는 스노보드 천재다. 4세 때 스노보드를 시작해 6세 때 전미스노보드연합회가 주최하는 내셔널 챔피언십에 참가해 3위에 오르는 등 천재성을 나타냈다. 2015년에는 14세의 나이로 동계 엑스(X)게임 사상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고, 2016년에도 엑스게임 정상에 올라 16세 이전에 3연속 엑스게임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클로이 김.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클로이 김.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지난해 US 그랑프리에서는 여자 선수 최초로 1,080도 회전을 연달아 성공하며 사상 첫 100점 만점을 받았다. 또 2016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또 현재 세계 랭킹 1위로 평창 올림픽 유력 금메달 후보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도 출전했더라면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것이라는 평이었지만 당시 나이가 13세에 불과해 출전하지 못했다.

클로이 김은 스노보드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시간 정도 운전해 가면 작은 산이 있는데 아빠와 함께 거기서 처음 스노보드를 탔다”며 “아빠가 ‘오늘 스노보드를 잘 타면 벤처시티(놀이공원 같은 곳)에 데려가 주겠다’고 해서 열심히 탔던 기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2년 전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던 그는 “부상을 통해서도 배울 것이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슬럼프도 오기 마련이지만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극복이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평창 올림픽 각오를 묻는 말에는 “먼저 (미국 대표팀) 선발전을 거쳐야 한다”고 조심스러워한 뒤 “하지만 예선을 거치는 과정도 재미있을 것이다.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도 잘 치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외가 친척들이 국내에 살고 있다는 클로이 김은 “부모님이 태어나고 자라신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더욱 기대된다”며 “올림픽에 나오게 되면 온 가족이 와서 응원해주실 것”이라고 즐거워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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