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찬의 정비뇨기과 원장
노인ㆍ장애인 등 지역봉사 활동도

“세종은 이제 나에게 고향이나 다름없다. 장학회를 두고 세종을 떠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한다.”
서울 토박이인 정찬의(55ㆍ사진) 정비뇨기과원장은 세종(과거 연기군)에서 16년째 ‘사랑의 다리’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다.
사랑의 다리는 장학금만 일시적으로 지원하는 일반 장학회와 달리 형편이 어려운 지역 학생에게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장학금과 교복을 지원한다. 장학금은 대부분 정 원장이 사비를 털고, 회원들이 십시일반 내는 후원금을 더해 충당하고 있다.
정 원장은 “대학생에겐 학비도 빌려준다. 대신 절반은 꼭 갚으라고 한다. 남에게 의존만 하지 말고 자립심을 키워야 한다는 걸 상기시키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달 모임을 열어 아이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눈다. 전문강사를 초빙하고, 영상 등 각종 자료를 준비해 학생들의 꿈과 진로 찾기도 돕는다. 1년에 두 번씩 캠프도 열어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아이들과 지역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함께 하면서 나눔의 소중함도 일깨우고 있다.
그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꿈을 찾고, 스스로 당당하게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사랑의 다리가 추구하는 궁극적 역할”이라고 말했다.
서울 토박이인 그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뒤 홍성의료원에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갔다가 의료원장의 권유를 받아 봉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시골 노인들을 위한 무료 진료를 하다가 노인복지 혜택이 확대되면서 결손 가정 자녀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이어온 장학사업은 이제 3기를 맞았다. 성인이 된 1기생들은 후배들의 멘토가 됐다. 장학회의 나눔의 정신이 자연스럽게 대물림 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후원회를 조직해 지역 장애인 단체도 꾸준히 돕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해 5년 동안 1억원 기부를 약속했다. 그는 이런 나눔 정신을 높이 평가 받아 2014년 대한민국 나눔대상을, 지난해에는 세종시민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르완다와 케냐로 의료활동을 다녀오는 등 아프리카 봉사도 시작했다. 그는 “예전에 우리나라가 어려운 시절엔 해외 원조를 많이 받았다. 이젠 우리가 도와야 할 차례”라며 환하게 웃었다.
세종=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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