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대(57ㆍ사진) 한국감정원장이 여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 원장은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비위를 저지른 일부 직원이 징계를 받자 음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7일 국토부와 감정원에 따르면 서 원장이 과거 여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넌 피부가 뽀얗고 날씬해서 중국부자가 좋아할 스타일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예쁜 여자는 지주의 성 노예가 되고 못 생긴 여자들은 병사들의 성 노예가 된다”는 등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 원장이 지난해 11월 세계평가기구 총회 회식 자리와 아프리카 케냐 출장지, 7월 서울사무소 직원 다과회 자리에서 직원들의 외모를 거론하면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감정원은 해명자료를 내고 “서 원장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된 장소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그 자리에 있었던 다른 여직원들도 서 원장이 문제의 발언을 할 사실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감정원은 “일부 직원들이 4,000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정직 등 징계를 했는데, 이에 앙심을 품고 서 원장을 흠집 내려고 음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감정원은 원장이 연루된 성희롱 주장이 제기됐는데도 자체 감사를 벌이지 않았고, 국토부에 이를 보고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정원 관계자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주장이기에 감사를 벌일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의 상급 기관인 국토부는 서 원장의 성희롱 의혹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국토부 서정식 감사관은 “서 원장을 둘러싼 성희롱 주장이 제기된 만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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