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2위인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부문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이번 인수로 도시바의 기술력을 SK하이닉스가 확보하게 될 경우 독보적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문 지분 매각을 위해 벌인 입찰에 지난 3일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가 적어낸 인수 대금은 3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도시바는 올 3월까지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고 신설 회사 지분율 20%를 매각, 자금 확보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초 2019년까지 9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설비 투자를 계획했지만 미국 원자력 사업에서 5조원대 손실을 입으면서 마련한 대응책이다.
낸드플래시는 D램 반도체와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돼 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사용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도시바(19.8%)는 낸드플래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36.6%)의 뒤를 잇는 2위를 업체다. SK하이닉스 점유율은 3위 미국 웨스턴디지털(17.1%)보다 약 7%포인트 뒤쳐진 10.4%다.
도시바의 지분 매각 발표 후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지만,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2016년 4분기 실적발표 직후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한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도시바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낸드플래시 경쟁력이 취약한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기술을 이전 받기 위해 3조원대 ‘통 큰’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성사된다면 도시바는 자금력이 탄탄한 전략적 협력사를 두게 되고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추격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금 수준에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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