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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동탄 상가 화재 현장서 24년 지난 노후 소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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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동탄 상가 화재 현장서 24년 지난 노후 소화기

입력
2017.02.0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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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한 5대 중 2대만 작동

나머지 3대 불량 여부 조사

작년 말 건물 소방검사에선

유도등 불량 등 20여건 지적

경찰이 지난 5일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 현장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화성동부경찰서 제공
경찰이 지난 5일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 현장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화성동부경찰서 제공

사망자 4명을 포함, 5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시 동탄메타폴리스 상가 화재현장에서 1993년 생산된 낡은 분말 소화기가 발견됐다. 7년 전 준공된 최신식 건물에 20년이 넘은 소화기를 비치해 놨던 것이다. 안전핀이 뽑힌 채 나와 초기 진화과정에서 제때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건물은 또 2개월여 전 실시한 소방점검에서 유도등 불량 등 무려 20여건의 지적 사항을 쏟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당국은 불이 난 점포에 대한 합동감식에서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소화기 5대를 발견했다. 2014년 제조된 2대는 분말가루가 모두 소진된 것이었고, 나머지 3대는 안전핀만 뽑힌 상태였다. 이 중에는 생산연도가 1993년인 노후한 소화기(1대)도 있었다. 2010년 준공된 메타폴리스에 24년 전 구형설비를 놓아둔 셈이다. 점포에서 산소절단기로 놀이시설 철골구조물을 자르던 정모(49ㆍ사망)씨가 발화를 목격, 진화를 위해 소화기 안전핀을 급히 제거했으나 압력이 낮아 분사되지 않았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정씨, 현장책임자 이모(62ㆍ사망)씨와 초기진화 나섰던 전등시설 제거작업자 A(61)씨는 “빈 소화기 2대는 내가 급박하게 썼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에 따라 나머지 소화기 3대의 정상작동 여부 등에 대해 방재시험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소방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화기는 내부 충전재를 교체하거나 성능검사를 통과하면 제조연도와 상관없이 쓸 수 있었다”며 “점검일지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정부는 올 1월에서야 분말소화기 내용연수를 10년으로 규정하는 소방시설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지난 4일 오전 11시쯤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전 11시쯤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12월 5~21일 메타폴리스 관리업체가 전문기관에 의뢰, 자체 실시한 소방검사에서도 불이 난 상가동에서만 유도등ㆍ화재감지기 불량 등 무려 20여건의 지적 사항이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화성소방서는 이달 23일까지 조치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최고 66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인 메타폴리스(주거 4동ㆍ상가 2동)에서는 4일 오전 11시쯤 상가동(B구역) 3층 놀이시설(264㎡)이 입주했던 점포에서 화염이 치솟아 4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했다. 당시는 놀이시설 운영업체가 철수, 지난달 27일부터 소품 철거작업이 진행되던 중이었다. 경찰은 산소절단기 불티가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에 튀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전기배선에서 단락흔(끊어진 흔적)도 다수 확인, 정밀감정 중이다. 유독가스가 많이 뿜어져 나온데다 작업으로 인한 오작동을 우려한 관리업체 측이 B구역의 경보기와 스프링클러, 유도등, 방화셔터, 환풍시설 등을 지난 1일부터 꺼놔 피해를 키웠다. 경찰은 방재담당 직원 A(53)씨 등으로부터 이런 진술을 확보하고 법률 검토를 거쳐 관련자들을 입건하기로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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