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불륜설 역겹다" 최순실 "마약 전과자"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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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불륜설 역겹다" 최순실 "마약 전과자" 설전

입력
2017.0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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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출석

崔 “왜 대화 녹음했나… 계획적”

서로 고성 오가며 종일 신경전

최순실(왼쪽)씨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국정농단 관련 공판이 열린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둘은 처음 법정에서 마주했다. 연합뉴스ㆍ고영권 기자

내부자 폭로로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국정농단 사건을 만천하에 공개한 고영태(42)씨가 법정에서 최씨와 대면했다. 고씨는 헌법재판소 탄핵 심리에서 제기된 최씨와의 불륜설에 “역겹다”며 격분했고, 최씨는 고씨를 향해 “신용불량자에 마약 전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설전이 오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6일 열린 국정농단 관련 9차 공판은 증인으로 출석한 고씨와 최씨의 첫 법정 대면에 이목이 집중됐다. 한 때 최측근이었던 둘은 국정농단의 폭로를 계기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이런 분위기는 고씨가 증인석에 들어설 때부터 감지됐다. 최씨는 이날 오후 법정에 들어서는 고씨를 날카롭게 노려봤고, 고씨는 이를 외면한 채 증인석에 앉아 진술을 시작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줄곧 고씨 진술의 신빙성을 물고 늘어졌다. 고씨가 “최씨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수시로 청와대에 출입했다”고 증언하자 최씨 변호인은 “직접 보고 들은 사실이 없지 않냐”고 의심했다. 고씨가 “최씨가 직접 대통령과 대면한다고 얘기한적 있다”고 받아 쳤고, 최씨 측은 고씨의 진술이 짐작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최씨 측은 고씨의 사적인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최씨 측은 “신용불량자가 된 적 있나”, “최씨를 이용해 채무를 해결하려 했던 적 있느냐”고 몰아붙였고, 고씨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불쾌해 했다. 최씨 측이 “최씨에게 받은 돈이 제법 되냐”고 묻자 고씨는 참았던 감정을 폭발시키며 “증거도 없으면서 아무거나 갖다 붙여 신성한 법정에서 장난을 치느냐”고 화를 냈다. 변호인에게 공격을 맡기고 고씨 증언을 듣던 최씨도 이 장면을 지켜보며 고개를 가로젓거나 노려보기를 반복했다.

고씨도 지난달 16일 헌법재판소에서 “더블루K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은 고영태”라고 한 최씨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어 고씨는 최씨와 함께 유재경 미얀마 대사를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작년 8월쯤 최씨, 이상화KEB하나은행 본부장 등과 미얀마를 다녀왔다”며 “그 땐 몰랐는데 최근 보도를 보고 (대사 임명을)최씨가 한 것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또 최씨가 작년 1월 인천본부세관장에 취임한 김모씨의 관세청 인사에 관여했고, 상품권을 대가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공방의 절정은 공판이 마무리 될 무렵 최씨가 고씨에게 직접 질문을 하면서 시작됐다. 최씨는 “개명을 하러 법률사무소에 갔는데, 마약 전과가 나와서 (개명을) 못하지 않았느냐”고 고씨를 자극했다. 이어 그는 “그 모든 걸 제가 사익을 취하려고 했다는데 모든 사람이 공범이다”고 분노했다. 고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입을 꾹 다물었다.

최씨 국정농단의 실체를 공개한 또 다른 고발자인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이날 오전 법정에서 최씨와 대면해 언쟁을 벌였다. 검찰이 이 전 총장이 지난해 8월 최씨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음성파일을 공개하자, 최씨는 “다른 죄는 다 받겠는데 이건 억울하다”며 “전화기를 다 수거한 뒤에 만난 건데 누구 것으로 녹음을 한 거냐. 계획적”이라고 이 전 총장을 몰아 붙였다. 격분한 이 전 총장도 “본인이 나를 미친놈으로 생각하니까”라고 언성을 높이는 등 하루 종일 피고인과 두 증인의 신경전이 법정을 달구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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