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강남센터, 2,017명 4년 추적 조사
체형과 관계없이 복부에 내장지방이 많으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최대 2.2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말 그대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은 사람의 간에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이 5%를 넘어선 상태다. 단순 지방간은 성인 10명 가운데 3명이 앓을 정도로 흔하다. 대부분은 심각한 간질환으로 악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방간을 방치하면 지방간염을 거쳐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고은 서울대 의대 교수팀과 김동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팀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2007~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2,017명을 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내장지방이 늘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2.2배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소화기학회 공식학술지(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조사 참여자의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해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을 측정, 비알코올성 지방간과의 관련성을 살폈다. 그 결과 내장지방량을 5단계로 나눴을 때 지방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이 2.23배 높았다. 체중과는 관련이 었었다. 반면 피하지방은 내장지방과 달리 오히려 지방간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피하지방이 많을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이 2.3배까지 억제됐다고 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내장지방은 신체 장기를 둘러싼 체강 내 쌓이는 지방으로, 내장지방형 복부비만은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 대사질환을 일으킨다.
흔히 ‘올챙이 배’로 불리는 내장비만은 허리둘레가 남자는 90㎝ 이상, 여자는 85㎝ 이상이 해당된다. 또 허리둘레와 엉덩이둘레 비율이 남성 0.9 이상, 여성 0.85 이상이면 내장비만일 위험이 있다.
정 교수는 "지방간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피하지방을 줄이기 보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조절을 통해 내장지방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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