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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보유 주식 500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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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보유 주식 500조원 돌파

입력
2017.0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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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100조 늘어… 시총 32%

삼성전자 등 실적 개선 힘 입어

‘짠물’ 수준 배당에도 매수 몰려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규모가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주요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향상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덩달아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장회사들의 배당수익률은 주요 선진ㆍ신흥국과 비교해 여전히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액(501조9,600억원)이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1년 전인 작년 1월말(403조9,550억원)보다 약 10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3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국인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주식을 대규모 순매수하면서 보유주식 비율이 크게 늘렸다. 작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작년 11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금은 작년 하반기 8조5,950억원, 지난달 1조7,860억원이 순유입됐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보유량을 대거 늘린 데는 국내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 영향이 컸다. 실제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깜짝 영업실적을 발표하는 등 투자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개선되자 외국인 투자도 덩달아 늘어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작년에만 시가총액이 33%나 증가해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까지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철강 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가 두드러진 것도 눈에 띈다.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기대감에 산업용 소재 수요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11월 이후 3개월간 포스코, 현대제철 등 두 종목에만 약 40%의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됐다”며 “트럼프 당선 전후 외국인의 순매도 움직임과는 확연히 대비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사랑에도,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여전히 ‘짠물’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날 대신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된 상장사를 대상으로 추정한 올해 한국 주식시장의 예상배당수익률은 1.88%에 그쳤다. 이는 미국과 독일 등 11개 선진국과 러시아, 중국, 필리핀 등 신흥국 13개국 등 24개국 중 22위에 불과하다. 한국 상장사 주식을 100만원에 샀다면 1년간 평균 1만8,800원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으로 최근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란 지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대까지 떨어졌던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이 최근 수년간 유지해 온 30% 초반대를 당분간 더 지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수출과 기업 실적이 좋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당장 외국인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향후 주력 수출기업들이 얼마나 수출을 늘려나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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