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위기,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가”
‘흑자도정’ 원년 선포…지방재정 새 이정표
전국 최초 ‘재정안정화 적립금제도’ 시행
“복지는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기회 주는 것”
경남도가 올해를 ‘흑자도정 원년’으로 선포하고 전국 최초로 재정안정화 적립금제도 시행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광역자치단체 최초의 채무제로 달성,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전국 1위, 2년 연속 ‘가장 기업하기 좋은 광역자치단체’ 선정 등 지난해 성과를 탄력 삼아 계속 달리겠다는 뜻이다.
채무제로 달성 효과로 올해 복지예산을 사상 최대로 편성하는 등 서민복지 중심의 도정운영을 표방하며 경남을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홍준표 경남지사의 새해 메시지를 들어봤다.
-채무제로에 이어 ‘흑자도정’을 선언했는데
“국가 총부채가 5,000조에 이르고 지방자치단체도 선출직 단체장의 무분별한 선심성 사업 등으로 평균 2조원의 부채를 떠안아 빚을 내 빚을 갚는 재정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경남은 선심성 사업이나 빚을 내는 사업은 일체 하지 않고 오직 행정ㆍ재정개혁 만으로 채무제로를 달성했다. 지자체 마다 대표적 혈세낭비 사례로 지적되고 있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제도로 운영되던 거가대로와 마창대교 재구조화에 성공, 천문학적인 재정절감 효과를 거둬 전국적 우수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채무제로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재정위기에 대비한 재정안정화 적립금 제도를 전국 최초로 시행해 2021년까지 총 1,000억원을 적립, 경기 위축으로 인한 세입의 급격한 감소나 대규모 재난ㆍ재해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것이다. 흑자도정 운영이 가능해진 만큼 경남의 미래 50년 사업과 서민복지분야 투자를 늘리고 시ㆍ군에도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할 것이다.”
-전국서 가장 깨끗한 지자체 만들겠다고 했는데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지 않고서는 도정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고강도 ‘부패와의 전쟁’을 지속 추진했기 때문에 청렴도 1위 달성이 가능했다. 비리공무원은 예외 없이 사법기관에 고발ㆍ수사 의뢰하고 내부적으로 공직자 자기관리시스템, 고위공직자 부패위험성 진단, 익명보장 내부고발시스템 등 청렴문화 확산에 주력했다. 외부적으로도 자체 외부청렴도 측정, 친서민 민생분야 특정감사를 강화해 도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청렴옴부즈만과 민간암행어사 등 민ㆍ관협력 청렴 네트워크 구축, 인터넷 신문고 등 도민 참여를 확대했다. 이 같은 고강도 청렴대책을 공직자들이 적극 실천해 경남이 내부청렴도, 외부청렴도, 정책고객평가 전 분야에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올해도 청렴도 최상위권 유지종합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도민들이 청렴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아파트 관리비 부조리 감사와 복지예산 누수차단 및 복지시설 관리감독 강화, 출자ㆍ출연기관 경영혁신, 도민을 위한 맞춤형 규제개혁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다.”
-미래 50년을 위한 ‘5대 신성장동력산업’추진은
“올해는 5대 신성장동력산업을 제대로 뿌리 내리게 하는데 역점을 두고 사업추진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본격 착공할 사천ㆍ진주의 항공, 밀양 나노, 거제 해양플랜트 등 3개 국가산단은 산단별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전략적으로 입주기업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사천ㆍ진주 지역은 항공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자 지정과 항공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클러스터 조성, 무인항공기 센터를 함께 추진하고, 밀양에는 나노금형 상용화 지원센터 착공과 함께 교육부 승인을 받은 나노 마이스터고와 나노 특성화대학을 설립할 계획이다. 거제에는 해양플랜트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국내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하여 해양플랜트 모듈산업 생태계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서북부권 한방 항노화 활성화를 견인할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동부권 양방 항노화 산업의 가시화를 위해 산학융복합센터 준공과 함께 의생명 R&D(연구개발) 센터도 착공한다.”
-바람직한 복지 개념과 올해 서민복지 시책은
“복지란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는 대신 세금을 정당하게 내도록 하고, 서민에게는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는 것이다. 단순히 평등하게 나눠주는 것은 복지가 아니다. 지금처럼 가난의 대물림이 계속되는 대한민국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계층간 갈등이 더 깊어져 분열과 증오만 가득한 어두운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경남은 ‘필요한 곳에 필요한 복지’가 지원되도록 하고 있으며 가시적 성과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복지정책과 교육지원도 서민층에게 집중해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경남도는 올해 홀로 어르신의 주거복지 향상과 주거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고독사 예방과 노인일자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또 6.25 참전유공자들에 대한 참전명예수당 지원과 취약계층 및 전업여성농업인 진료비 감면, 여성농업인 브라보 바우처카드 지원, 교통 오지마을의 브라보 택시운행 등은 올해 새롭게 시행된다.”
- 정착단계인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 추진은
“서민자녀들을 위해 초ㆍ중ㆍ고 단계에서 교육복지카드를 지급해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고, 대학에 들어가면 장학금을 지급하며, 재경기숙사인 남명학사 건립과 기업트랙 우선 선발 등 교육과 일자리를 동시에 제공, 서민자녀들이 기회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지원할 것이다. 여민동락 교육복지카드(290억원)로 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2월부터 학생들이 필요한 학습교재 등을 구입할 수 있게 하고, 성적우수 대학입학생 170명에게는 1인당 3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 서민자녀 50명을 선발해 어학능력 향상과 해외견문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생 해외연수 지원사업’도 새로 시행한다.”
-국가적 위기상황인데 극복 방안은
“대한민국은 어렵고 힘든 국가적 위기를 수없이 극복해 왔고 그럴 때마다 국민적 에너지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이번에도 국민적 에너지가 다시 일어나 결집 될 것이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위기를 돌파하며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저력은 바로 국민들에게서 나왔다. 비록 천하대란의 위기 상황에 놓였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를 훌륭히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은 큰 난리 시기이지만, 큰 통치로 전화위복을 이룰 ‘대란대치(大亂大治:크게 어지럽혀야 크게 다스릴 수 있다)’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대한민국이 다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비전, 소신, 용기, 결단의 리더십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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