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6일(한국시간) 생일을 맞아 만32세가 됐다. 축구선수로서는 이미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최정상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특히 2016년은 호날두에게 있어 최고의 한 해였다. 201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유로 2016, 2016 FIFA 클럽월드컵에서 소속팀을 모두 우승으로 이끌었고, 통산 4번째 발롱도르와 피파 올해의 선수상까지 독식했다. 수입도 1위다. 그는 지난해 8,800만 달러(약 1,009억원)의 수입을 거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운동선수로 꼽혔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서 일까. 호날두는 은퇴도 하지 않았지만 2013년 자신의 고향인 포르투갈 마데이라 섬에 직접 ‘호날두 박물관’을 세워 자신의 업적을 기념하고 있다.
하지만 호날두 박물관의 대미를 장식할 공간은 아직 공석으로 남아있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다. 호날두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2018 러시아 월드컵은 마지막 기회이자 커리어 사상 가장 위대한 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포르투갈의 국가대표팀 주장인 호날두 자신도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호날두와 친분을 가진 포르투갈의 한 저널리스트는 이날 ESPN과의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의 월드컵 우승이 호날두의 최우선 순위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널리스트는 “유로2016 우승 당시 호날두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게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있다”며 “만약 호날두에게 그의 경력에서 앞으로 단 하나의 트로피를 더 추가할 수 있다고 묻는다면, 그가 2018러시아 월드컵을 선택할 거라고 100%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월드컵 우승은 넘치는 의욕으로만 달성할 수 있는 꿈이 아니다. 포르투갈은 그 동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1966년 처음 4강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16강을 넘은 건 2006 독일 월드컵(4강)이 유일하다. 당장 본선 진출부터 확정 지어야 한다. 포르투갈은 지난 9월 호날두가 부상으로 결장한 스위스와의 월드컵 유럽 예선전에서 0-2로 패하는 바람에 남은 3경기를 다 이기고도 조2위에 그쳤고, 플레이오프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다퉈야 한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이 호날두 원맨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호날두의 팀 내 중요도가 미미한 것도 아니다. 포르투갈 언론은 “월드컵 우승은 혼자 잘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호날두는 국대에서 가장 카리스마 있는 선수로 팀에 동기부여를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호날두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결국 호날두의 컨디션이 포르투갈의 우승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셈이다. 호날두는 2014년 시즌 무릎 부상을 당했음에도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무리하게 강행해 염증을 더욱 악화시켰다. 유로2016 결승전에선 프랑스의 디미트리 파예(29)에게 같은 부위를 가격 당했고, 전반24분만에 교체된 호날두는 눈물을 흘렸다. 포르투갈은 올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도 출전하기 때문에 비시즌 휴식기는 더 짧아질 전망이다. 포르투갈의 한 축구 전문가는 호날두가 월드컵 기간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것이라 예측하면서도 “골을 많이 넣지 못해 좌절하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플레이에 전환이 필요하다”며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와 2021년까지 5년 재계약을 맺은 호날두는 당시 “40세까지는 뛸 수 있다”고 말했지만, 최근 클럽에서 경기당 득점률이 떨어져 거센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일부에선 그의 올시즌 성적이 레알 마드리드 입단 이후 가장 저조하다고 꼬집고 있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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