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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트럼프’ 물결, 美 슈퍼볼 경기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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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트럼프’ 물결, 美 슈퍼볼 경기도 뒤덮었다

입력
2017.02.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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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시간 레이디 가가 공연

에어비엔비ㆍ코카콜라 광고 등서

‘반이민 행정명령’ 비판 메시지

우승팀 1명은 백악관 초청 거절

팝가수 레이디 가가가 5일 텍사스주 휴스턴 NRG스타디움에서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을 펼치고 있다. 휴스턴=AP 연합뉴스
팝가수 레이디 가가가 5일 텍사스주 휴스턴 NRG스타디움에서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을 펼치고 있다. 휴스턴=AP 연합뉴스

미국 스포츠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에서도 ‘반(反)트럼프’열기가 뜨거웠다. 전후반 사이 휴식시간(하프타임)에 열리는 특별공연을 맡은 팝가수 레이디 가가와 미국 주요기업이 슈퍼볼을 위해 제작한 광고들은 미국의 다양성을 강조하며 은연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레이디 가가는 이날 공연 전 미국 국가(國歌)격 노래인 ‘갓 블레스 아메리카(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와 ‘디스 랜드 이즈 유어 랜드(이 나라는 당신의 나라)’를 이어 부르는 영상을 내보낸 후 하늘에서 와이어를 타고 무대로 등장했다. ‘디스 랜드 이즈 유어 랜드’는 특히 반트럼프 집회에서 자주 사용되는 노래다. 가가 역시 “이 나라는 당신의 나라, 이 나라는 나의 나라, 이 나라는 당신과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자유주의적’ 가사를 인용했다.

가가가 그의 히트곡 가운데 ‘인종ㆍ성별 정체성에 관계 없이 모두가 스스로 사랑할 자격이 있다’는 내용의 ‘본 디스 웨이(이렇게 태어났다)’를 열창한 것도 화제가 됐다. 트럼프 반대자로 유명한 가가는 공연 전 기자회견에서 논란을 일으킬 메시지보다는 ‘평등의 정신’에 입각해 모두를 위한 공연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슈퍼볼을 위한 특별 광고 중 일부도 이민자 문제를 다뤘다. 에어비엔비는 이민자 수용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우리는 수용한다(We Accept)’ 광고를 내보냈고 코카콜라는 다양한 인종 출신 미국인이 ‘아메리카 더 뷰티풀(아름다운 미국)’을 부르는 2014년 광고를 다시 공개했다. 버드와이저는 공동 창립자 아돌푸스 부시가 독일을 떠나 미국에 정착해 맥주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 광고를 내보냈다가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버드와이저를 보이콧하자(#BoycottBudweiser)’ 공격을 받았다. 또 건축자재업체 84럼버는 미국-멕시코 국경에 세울 벽을 암시하는 광고를 만들었다가 폭스방송으로부터 “지나치게 논쟁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일부를 수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적적인 승리를 거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응원했다. 패트리어츠의 빌 벨리칙 감독과 주전 쿼터백 톰 브래디, 밥 크래프트 구단주는 모두 트럼프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한때 반트럼프 성향 트위터 이용자들이 상대팀 애틀랜타 팰컨스를 응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럼프의 애정에도 불구하고 패트리어츠의 타이트엔드 중 한 명인 마텔러스 베넷은 트럼프를 반대한다며 우승팀이 관례적으로 받는 백악관 초청을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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