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음식점과 구내 식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영란법과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일반음식점 경기는 15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반면 지갑이 얇아진 직장인들이 몰린 구내식당은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음식점업 생산지수(불변지수 기준ㆍ2010년=100)은 99.2로, 2015년 4분기(102.3)에 비해 3.0% 감소했다. 4분기 기준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11년 99.0을 기록한 후 4년 연속 100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또다시 100 아래로 내려앉았다. 음식점업 생산지수가 100에 못 미쳤다는 것은 물가 등을 감안했을 때 국내 음식점 영업 사정이 2010년 수준보다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점업 중 가장 생산활동이 부진했던 분야는 한식ㆍ중식ㆍ일식 등 일반 식당이 포함된 일반음식점업이었다. 일반음식점업의 지난해 4분기 생산지수는 91.6으로 2015년 4분기(96.4)에 비해 5.0%나 급락했다. 물가 상승분을 빼면 생산(영업활동)이 15년 전인 2001년(92.2) 수준으로 후퇴했다. 샌드위치ㆍ분식류ㆍ스낵류 등을 파는 기타 음식점업의 지난해 4분기 생산지수는 125.3으로, 2015년 4분기(123.5)에 비해 1.5% 증가했다.
반면 음식점업 중 구내식당 업종의 지수 상승폭은 단연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기관구내식당업 생산지수는 109.1로, 2015년 4분기(104.6)에 비해 4.3%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15년 1분기(5.6%) 이후 최고 증가폭이다. 구내식당만 불황속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점심 식사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직장인들이 의도적으로 구내식당에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요식업 경기의 발목을 잡는 이런 소비심리 부진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음식ㆍ숙박업과 운수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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