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의 한 동물병원장이 보낸 진심어린 호소가 누리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월 중순, 한 누리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이 화제가 됐다. 사진 속에는 동물병원 유리창에 붙은 장문의 글이 있었다. 글은 "가족같이 키우던 반려동물을 버리지 말아달라"는 내용으로 글쓴이는 "버린 사람은 며칠 지나면 두 다리 뻗고 주무시겠지만 버림받은 동물들은 죽을 때까지 주인을 기다린다"며 동물 유기를 그만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누리꾼이 SNS에 올린 사진은 8,000여 차례 리트윗돼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다.
이 글을 동물병원 유리창에 붙인 사람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왜관동물병원 김경필 원장이었다. 김 원장은 그 동안 동물병원 앞에 박스에 새끼 고양이를 담아 버리거나 개 목줄을 병원 문에 걸어놓고 가는 등 여러 차례 동물 유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도시에서 반려동물을 데려온 사람이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었고 이사를 가면서 동물을 버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시골에서 동물이 버려지는 경우를 설명했다.
호소문이 처음 붙은 것도 아니었다. 김 원장은 과거에도 비슷한 내용의 호소문을 붙였다. 그 뒤 동물 유기가 줄어드는 듯 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버려진 동물들이 늘어난 까닭에 결국 호소문을 다시 붙여야 했다. 병원 앞에 유기된 동물들은 입양을 보내거나 병원 또는 김 원장 자택에서 키우고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더는 병원과 집에서 동물들을 키우는 일이 감당하기 어려워졌다고 김 원장은 전했다.
김 원장은 "생명을 존중할 줄 안다면 이렇게 버려지는 동물들은 없을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들이기 전 조금 더 생각하고, 함께 살기로 결정한 뒤에는 끝까지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진욱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