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량의 미세먼지를 유발할 수 있는 해상용 중유와 가짜 경유 4,100만ℓ(270억원 상당)를 육상에 불법 유통하고, 공급을 묵인해준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대장 한강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이모(41)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모한 일당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해상용 중유 2,600만ℓ를 구입하고 정품 유류와 혼합, 총 3,970만ℓ(257억원 상당)의 저질 중유를 제조, 아파트 단지와 아스콘 공장의 연료로 불법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아스콘 공장 등의 레미콘과 덤프트럭에 사용되는 경유를 납품하며 등유를 혼합하는 수법으로 가짜 경유 130만ℓ(13억원 상당)를 제조해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부산과 전남 여수 등의 무등록 석유판매업자에게서 해상용 중유를 매입해 전북 군산, 경북 영주, 경남 양산 등의 아파트 5,000가구와 전국 40여개 아스콘 공장에 보일러(가열기) 연료로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해상용 중유의 수집과 운반, 보관, 관리ㆍ영업, 제조 및 판매, 비자금 관리 등 업무를 나눠 조직적으로 불법 유통했다. 정품 둔갑을 위해 대기업 정유사 전표를 허위 작성해 거래처에 넘겼고, 차량 결함 여부를 확인하려고 차량을 운행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이 불법 유통한 해상용 중유의 황 함유량은 정상치(황 함유량 0.3~0.5%)의 13배를 초과, 이를 차량에 사용하면 엔진 노후,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고유황 중유는 다량의 미세먼지가 유발될 수 있어 육상판매가 금지돼 있다.
경찰은 또 이들의 공급을 묵인하고 634차례에 걸쳐 2억7,00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증재)로 아스콘 공장과 아파트 관계자 2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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