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문체부 인사들 진술확보
禹 아들 운전병 특혜 발탁 의혹
특감 조사 조직적 방해 단서도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좌천성 인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개입한 정황을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 포착했다.
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최근 전ㆍ현직 문체부 인사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박 대통령 지시를 받고 문체부 경질성 인사에 부당 개입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주말인 4일 불러 조사한 것도 박 대통령과 우 전 수석의 문체부 인사 개입 경위 등을 캐묻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3~6월 문체부 국ㆍ과장급 6명의 명단을 정관주 문체부 1차관에게 건네면서 산하기관 등으로 인사 조치하도록 부처 인사 결재라인을 뛰어넘은 월권 행사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 중 5명은 실제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악원 등으로 좌천됐다. 김기춘(78ㆍ구속) 전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인 2014년 10월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의 사표를 받도록 지시한 1차 인사파동에 이어 김 비서실장이 물러난 뒤 일어난 2차 인사파동으로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라인을 심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자세한 좌천 내막은 아직 불확실하다.
특검은 당시 김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떠난 상황에서 우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혐의에 박 대통령의 공모를 적시할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이 같은 문체부 인사 부당 개입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는 취지의 방어 논리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아울러 이석수(54) 전 특별감찰관이 우 전 수석 아들의 운전병 특혜 발탁 의혹 등을 조사하던 과정에 조직적 방해가 있었던 단서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2015년 당시 서울경찰청 부속실장으로, 우 전 수석 아들이 이상철 당시 서울경찰청 차장의 운전병에 선발된 사정을 아는 백승석 경위를 이날 재소환했다. 앞서 이 전 감찰관이 “경찰에 자료 좀 달라고 하면 하늘 쳐다보고 딴소리한다. 민정에서 목을 비틀어 놨는지 꼼짝도 못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됐다.
특검은 또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4억4,000만원대 미술품을 구입한 과정에 관여한 우찬규 학고재 대표를 전날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의 횡령과 탈세 여부를 수사하는 것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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