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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자 차 사고 급증… “보험료 올려야” vs “교통약자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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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자 차 사고 급증… “보험료 올려야” vs “교통약자 차별”

입력
2017.02.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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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4년 만에 면허 57% ↑

교통사고 유발도 50% 이상 증가

중상자 수도 건강 2.75명 달해

보험사들, 보험료 연령 차등 검토

“교통 환경부터 개선해야” 지적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60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에 대해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는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고령 운전자가 일으키는 교통사고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연령대별 보험료 산정 체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그러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보험료 부담을 늘리는 것은 교통 약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5일 보험연구원의 ‘고령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011년 361만6,000명에서 2015년 571만1,000명으로 4년 만에 5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40대 운전자가 7% 증가하는 데에 그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중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0%에서 15%로 늘어났다.

문제는 고령 운전자가 유발하는 교통사고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는 같은 기간 2만4,163건에서 3만6,944건으로 50% 이상 늘었다.

특히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의 피해는 저연령층 운전자에 비해 컸다. 40대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당 중상자 수는 2011년 0.65명에서 2015년 0.39명으로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운전자는 같은 기간 0.65명에서 2.75명으로 급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의 53%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사고를 냈고, 신호위반(12%) 안전거리 미확보(9%) 교차로 위반(7%) 중앙선 침범(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정택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증가와 사고 건당 중상자 수 증가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는 원인”이라며 “연령대별 손해율 변화를 고려해 자동차 보험료를 산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보험 자율화 정책에 따라 현재 자동차보험료 산정 시 연령대별 손해율을 일부 반영하고 있는 보험사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직 검토 수준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는 운전경력, 무사고 등 동일한 조건에서 연령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더 많이 내는 건 아니다”며 “다만 고령운전자가 늘고 지급보험금의 총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연령대별 적정 보험요율 등을 참고해 보험료를 재산정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령대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나이 많다고 보험료를 더 내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발도 거세다.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관계자는 “고령 운전자를 위한 교통환경 개선부터 선행돼야 한다”며 “교통 약자에 대한 보험료를 높이는 것은 사회적 차별”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보험료 산정은 보험업계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연령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것은 생계형 고령 운전자의 비용부담 증가 등 부작용을 키울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법 시행규칙을 개정, 앞으로 만 65∼69세 택시기사는 3년마다, 70세 이상은 매년 자격유지검사를 받도록 했다.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 등을 점검, 운전 가능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이야기다. 버스 운전기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자격유지검사를 받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5년 국내 택시기사(법인+개인)는 총 27만7,107명으로, 이 가운데 19.5%가 만 65세 이상이었다. 2020년엔 이 비율이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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