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경쟁구도 재편에 ‘호남 부각’이 원인
문재인 부인 지난 추석 이후 매주 광주 방문
호남 출신 안철수 부인도 지난달 4차례 방문
야권 표심을 좌우하는 호남 민심을 놓고 대선 주자 부인들의 구애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여권 유력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등으로 야야(野野) 대결이 본격화하면서 호남이 갖는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씨는 지난해 추석 이후 매주 화요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고 있다.‘문재인 부인’이라는 요란한 행보 대신 조용히 복지시설을 방문하거나 지역 시민단체 및 종교계 인사들과 만나 호남 민심을 경청해 왔다고 한다. 지난해 총선 때에 비해 호남의 ‘반문(反文) 정서’가 많이 누그러진 데는 김씨의 저인망식 접근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문 전 대표 측의 진단이다. 문 전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매주 꾸준히 호남을 방문해 제가 만나기 힘든 분들을 만나 호남이 저를 더 지지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제게는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호남 챙기기도 뒤지지 않는다. 전남 여수 출신인 김 교수는 방학을 맞아 지난달에만 호남을 4차례 방문했다. 김 교수는 4일에도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보육 관련 조찬 간담회와 무등시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안 전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김 교수와 함께 중랑천을 뛰는 사진을 올리며 “김 교수는 올해 (지난달) 여수 마라톤대회에서 10㎞를 1시간 5분 정도로 달렸다”며 “중랑천을 뛰고 또 뛰고 에너지를 모아 오늘도 전국을 달린다”고 전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씨는 지난달 25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씨도 지난달 31일 광주에서 무료 배식봉사를 하는 등 호남 지지세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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