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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물 화재 불길 잡기 어렵고 신속 대피도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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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물 화재 불길 잡기 어렵고 신속 대피도 막막

입력
2017.02.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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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피난안전구역 꼭 익혀둬야

4일 오전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상가 건물 화재현장 모습. 연합뉴스
4일 오전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상가 건물 화재현장 모습. 연합뉴스

50명 이상 사상자를 낸 동탄메타폴리스 화재로 초고층건축물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층 상가동에서 발생한 불이 66층 주상복합건물로 옮겨 붙기 전에 진화돼 다행히 초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대피 방송에 66층 건물 엘리베이터 6곳에는 주민이 몰리면서 아수라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무질서했다. 대형 인명사고 가능성이 높은 초고층건물 화재에 대비한 당국의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일 소방서 등 방재 관계자들에 따르면 초고층건축물(50층 이상 또는 200m 이상)은 화재 진압에 물리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일단 화재 진화에 주로 사용되는 고가사다리의 최고 접근높이는 대부분 20층 미만으로 고층부 화재 시 스프링클러 등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불길을 잡기가 어렵다. 초고층건축물은 현재 전국에 85개 동이 있으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대피 역시 난제다. 저층 건물 화재 사고에 주로 사용하는 완강기 등은 고공에서 공포감을 유발해 사용이 어렵고 에어매트 역시 부상 위험이 높다. 비상계단을 통한 대피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약자에게는 제약이 따른다.

특히 이번 화재처럼 건물이 미로처럼 얽혀 있을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달 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ㆍ555m)가 준공을 앞두고 실시한 화재대피 훈련에 참가했던 시민 중 123층에서 오로지 계단만을 이용한 시민들은 출구로 나오는데 약 1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방재설비가 강화된 피난승강기를 겸용하는 방안도 차선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층건물 화재 발생 시 피난안전구역으로의 신속한 대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피난안전구역은 피난 층 또는 지상으로 통하는 직통(비상)계단과 연결되는 구역으로 건축법 시행령에는 30개 층 마다 1개소 이상 설치하도록 돼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에 거주하거나 자주 이용한다면 유사시를 대비해 피난안전구역 층수 및 위치, 이동경로 등을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초고층건물은 건물 안팎의 온도 차이로 내부 공기가 위쪽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굴뚝효과(stack effect)’가 발생하면서 유독가스가 확산될 위험이 크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방재공학과 교수는 “대피할 때 계단을 통하는 문이 몇 개라도 열려 있으면 굴뚝효과가 일어날 수 있어 치명적”이라며 “평소 여닫기 귀찮다는 이유로 비상계단 출입문을 열어둘 때가 많은데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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