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25ㆍ오리온)과 이승현(23ㆍ모비스)는 고려대 재학 시절 호흡을 맞춘 선ㆍ후배 사이다. ‘초아마추어급’ 선수를 둘이나 보유했던 고려대는 대학 최강으로 군림했다.
이승현이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었고, 이종현은 2년 뒤인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역시 1순위로 모비스에 입단했다. 이승현은 프로 2년차인 지난 시즌 주전으로 뛰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종현은 한국 농구 10년을 책임질 인재로 평가 받는 슈퍼루키다.
197㎝의 장신 포워드 이승현과 203㎝의 센터 이종현이 프로에서 다른 팀으로 만나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일찌감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승현은 2014~15시즌 입단 당시 “KBL의 두목이 되겠다”고 호언장담했고, 이승현은 지난해“두목을 잡겠다”고 선배를 향해 도발해 화제를 모았다.
이종현이 부상 때문에 지난달에서야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바람에 둘의 만남은 미뤄져 왔다. 그리고 마침내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프로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결과는 아우 이종현의 판정승이었다. 득점은 많지 않았지만 이종현은 장신의 위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는 전반에만 4개의 블록을 기록하며 오리온의 공격을 차단했고, 12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35분 37초를 뛰면서 7득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 5블록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이었다. 반면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이승현은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며 32분 10초간 5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에 그쳤다.
이종현을 앞세운 모비스가 73-61로 승리, 19승 18패가 되며 공동 5위였던 인천 전자랜드(18승 18패)를 6위로 밀어내고 단독 5위가 됐다. 4위 원주 동부(20승 16패)에도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모비스는 3쿼터 막판까지 13점을 앞서다가 오리온에 내리 7실점 하면서 4쿼터 승부는 점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모비스는 4쿼터 시작하자마자 이종현의 골밑 득점으로 55-47을 만들었고 이어 전준범, 함지훈의 자유투 등으로 다시 10점 차 안팎으로 앞서 나가 승기를 잡았다. 모비스 김효범은 67-57로 앞선 종료 2분 46초 전 쐐기 3점포를 터뜨렸다.
서울 SK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김선형(20득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전주 KCC를 79-70으로 누르고 KCC전 홈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SK는 8위(14승 23패) 자리를 유지해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창원체육관에서는 홈팀 창원 LG가 최근 트레이드 해 온 조성민의 시즌 최다 득점(19점) 활약을 앞세워 선두 안양 KGC인삼공사를 81-74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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