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비리수사 협조중”… 中 권력투쟁 연관설

샤오젠화(肖建華) 중국 밍톈(明天)그룹 회장이 중국 당국의 비리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중국에 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이는 그가 중국 공안당국에 납치됐다는 기존 보도와 배치되는 것이자 중국 내 권력 암투와도 맞닿아 있어 주목된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샤오 회장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중국에 들어가 공안당국의 고위층 비리 수사에 협조하면서 그의 가족 및 사업체와 연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샤오 회장이 그간 수사 협조의 대가로 뇌물수수와 주가조작 등의 혐의 수사를 면제받는 방안을 협의해왔다”고 전했다. 일부 홍콩 언론은 지난달 27일 샤오 회장이 홍콩의 한 호텔에서 정체불명의 인사들에게 납치돼 중국 본토로 이송됐다고 보도했지만 당일 만남은 사전 약속된 것이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샤오 회장의 중국행은 특히 시점상으로 오는 11월 시진핑(習近平) 2기 체제가 출범할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권력투쟁이 본격화하는 때여서 관심을 모은다. 샤오 회장이 60억달러(약 6조9,000억원)의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권력층의 비호를 받았을 개연성이 높고 시 주석이 반대파 제거를 위해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 주석 큰누이의 재산 형성ㆍ처분 과정에 개입했다고 자인한 샤오 회장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시 주석 견제파인 전현직 일부 최고위층과도 교류해왔다는 설이 파다하다. 베이징 정가에선 벌써부터 상반기 내 대규모 인적 청산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다 부패 혐의로 해외도피중인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도 최근 자신을 권력투쟁의 희생양으로 주장하고 나서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최측근이자 시 주석 체제에서 낙마한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부장을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