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베이징서 일대일로 정상회의
육상·해상 무역로 확장에 역할
9월 푸젠성 브릭스 정상회의선
신흥·개도국 리더로 내세울 듯

중국이 5월에 주최할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참여국 정상회의 일정을 확정ㆍ공개했다. 9월에는 브릭스(BRICSㆍ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도 열린다. 중국은 이들 행사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제사회 내 무게감을 과시할 계획이다. 양대 홈그라운드 외교행사 모두 11월로 예정된 제19차 공산당대회에 맞춰져 있는 셈이다.
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의 참여국 정상회의가 오는 5월 14~15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다. 중국 정부는 현재까지 일대일로 구상에 100개 이상 국가와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20여개국 정상이 회의 참석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이 취임 후 주창한 신경제 구상으로 육상ㆍ해상 무역로 확장 및 주변국들과의 경제협력 추진이 골자다. 중앙 및 동남아시아ㆍ동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가 다수 포함돼 있고 중국 중심의 금융체제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대일로가 미국ㆍ서방 중심의 현 세계 경제질서를 대처하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실제 중국은 이번 일대일로 정상회의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기조에 맞서는 계기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양제츠(楊洁篪) 국무위원은 “반세계화 사상이 도처에서 대두하고 있지만 중국은 국제협력을 촉진해 윈윈 실현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무대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과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오는 9월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에서 개최할 제9차 브릭스 정상회담도 같은 맥락으로 배치하고 있다. 가오페이(高飛)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자유무역 확대와 신흥ㆍ개발도상국 리더라는 브릭스의 공통 관심사와 역할을 확인하고 상호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이들 국제회의에서 시 주석을 전면에 부각시킬 방침이다. 시 주석을 자유무역 수호의 최일선 전사이자 명실상부한 세계 리더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함이다. 이는 시진핑 2기 체제가 출범할 11월 당대회와도 맞물려 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의 올해 가장 중요한 행사는 19차 당대회”라며 “대형 외교행사도 모두 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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