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험, 종신보험 같은 순수 ‘보장성’ 보험은 월 보험료가 150만원을 넘어도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달 말부터는 고액 자산가가 ‘증여신탁’ 상품을 활용해 적용 받던 세금 혜택이 대폭 줄어든다. 주요 배우 5명의 출연료가 영화ㆍ드라마 제작비의 30%를 넘으면 초과분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6년 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와 부처협의 등을 거쳐 오는 24일 공포ㆍ시행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장기저축성 보험의 비과세 축소 대상에서 종신보험 등 순수보장성 보험이 제외됐다. 앞서 지난해 말 정부는 장기저축성 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할 때 주던 비과세 혜택(이자소득세 15.4% 면제)을 축소해 오는 4월부터 비과세 혜택 대상을 일시납은 1인당 당초 총 보험료 2억원에서 1억원 이하로, 월 적립식 보험은 기존 ‘한도 없음’에서 월 보험료 150만원 이하로 제한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에 따라 순수보장성 보험은 얼마를 납입하든 월 적립식 보험료 150만원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순수보장성 종신보험도 중도 해지시 일부 구간에서 보험차익이 발생하지만 이번 비과세 축소 방침은 저축성 같은 금융상품 성격의 보험을 규제하려는 취지여서 순수보장성 보험은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에서 지출한 제작비용 일부를 세액공제(3~10%)해주는 ‘영상콘텐츠 세액공제’의 구체적인 내용도 담겼다. 공제대상 비용은 시나리오 원작료, 배우 출연료, 주요 스태프 인건비, 재료비 등으로 국외 사용 제작비와 접대ㆍ광고ㆍ홍보비 등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히 주연ㆍ조연 배우 등 상위 5명의 출연료 합계가 총 제작비의 30%를 넘을 경우 초과하는 금액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금전ㆍ부동산 신탁 평가 이자율은 연금 등 정기금 평가 이자율과 함께 3.0%로 인하ㆍ조정된다. 현행 신탁상품 평가 이자율은 10%로 정기금 평가 이자율(3.5%)보다 높아 증여재산 가액을 현재가치로 평가할 때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이 금전ㆍ부동산 신탁 상품으로 재산을 상속ㆍ증여해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평가 이자율 인하 조치로 아버지가 10억원을 신탁해 아들이 10년간 매년 3%의 수익을 지급 받고, 10년 후 원금 10억원을 돌려 받는 신탁상품의 평가액은 현행 5억7,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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