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작년 1조원 매출
LG생활건강도 전년比 34% 성장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지만,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인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화장품 업체들은 올해도 중국 시장에서 화장품 판매가 예년과 비슷한 20~30%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며 중국 시장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1위 업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화장품 판매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2002년 중국 상하이에 첫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진출을 본격화한 아모레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진출 14년만에 매출 1조원을 벽을 넘어선 것이다.
LG생활건강도 중국 화장품 시장 매출이 회사 전체 해외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급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34% 늘어나며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 요인은 높은 품질과 현지화 전략으로 요약된다. 유럽 화장품 제품이 장악하고 있던 중국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이 중국 소비자들의 일차적 관심을 끌게 된 데는 한류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한국 화장품 업체들은 이후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 전략을 펼쳐 중국 시장을 차츰 장악해 갔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노화방지 기능에만 신경 쓴 유럽 화장품과 달리 한국 화장품은 동양인이 중시하는 보습과 미백 기능에 더 방점을 둔다”며 “한방과 허브 등 중화권 소비자가 선호하는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것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반도에 실제 사드 배치가 이뤄져 중국의 무역 제재가 강력해질 경우엔 한국 화장품의 수출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중국 정부가 어떤 기업에 어떤 규제를 가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중국의 규제 심화에 따라 한국 화장품 업체의 중국 내 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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