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가 끝내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국제중재스포츠재판소(CAS)는 3일(한국시간) “전북의 제소를 기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작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전북은 올 시즌 아예 출전조차 할 수 없는 신세에 처했다. AFC가 기존에 결정했던 대로 작년 K리그 3위를 차지한 제주 유나이티드가 전북이 속해 있던 H조에서 챔피언스리그를 치른다. 제주는 오는 22일 최용수(46) 감독이 이끄는 장쑤 쑤닝(중국)과 홈에서 조별리그 1차전을 한다. 그리고 K리그 4위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지 못했던 울산 현대가 제주 대신 7일 홍콩 키치SC와 단판 승부로 플레이오프를 소화한다. 울산이 여기서 이기면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해 E조에 포함된다.
전북은 소속 스카우터가 2013년 심판에게 ‘잘 봐달라’는 취지로 돈을 건넨 사실이 작년 4월 검찰 수사로 드러나 그 해 9월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AFC의 ‘출전 관리 기구(Entry control body)’는 지난 달 18일 전북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참가를 불허했다. 전북은 불복해 CAS에 제소했다.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가 시작하는 7일 이후에 판결이 나오면 승소해도 구제받을 길이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던 전북은 CAS가 지난 달 28일 “2월 3일까지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히면서 한 가닥 희망을 걸었다. CAS가 전북의 손을 들어주면 극적으로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를 품었다.
전북은 CAS에 제소하며 심판 매수가 스카우터 개인의 행위일 뿐 승부조작으로 이어졌다는 구체적 정황이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또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작년에 이미 징계(정규리그 승점 9점 감점, 벌과금 1억 원)를 받았으니 AFC 처벌은 이중징계라는 점도 항변했다. 하지만 AFC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의 경우 해당 클럽은 AFC 주관 대회 참가 자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CAS 역시 구단 스카우터가 심판을 매수하려 한 행위에 대해 구단에 충분히 포괄적인 관리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이번 AFC 징계를 이중처벌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축구계 중론이었는데 CAS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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