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올해 경영화두로 ‘안전’을 내건 후 보름여 만에 3일 안전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해 안전경영이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매년 10건 안팎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운 인명 희생은 물론 회사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어 온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6일 올해 안전관리에 경영의 방점을 두겠다고 선언했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부터 사내 협력사 173개사에 협력사 전담 안전 관리자 선임을 의무화하고 운영비를 지원해 협력사의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전담 안전 관리자를 선임한 협력사에 매월 최대 200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안전사고 예방과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실제 사고사례 체험이 가능한 가상현실(VR) 안전교육시스템을 동종업계 최초로 도입해 운영에 들어갔다.
또 연초부터 안전ㆍ보건 분야의 국내 최고 외부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안전혁신 자문위원회’가 안전사고 예방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본격 활동에 들어가 사고방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안전경영 선언’ 보름여가 지난 3일 오후 2시 25분께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해양도장공장 앞 작업장에서 협력업체 근로자 이모(43)씨가 대형 파이프에 끼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무게 5톤의 원통형 파이프가 여러 개 있는 작업장에서 파이프 받침대를 제거하고 있었으나 받침대가 없어진 파이프가 이씨 쪽으로 굴러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안전 경영방침이 구두선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 강환구 사장은 연초 시무식에서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본과 원칙의 안전문화를 반드시 정착시키겠다”며 안전을 첫 번째 경영방침으로 강조했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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