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특검, 靑 압수수색 재집행 여지… 자료 임의제출로 매듭 전망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특검, 靑 압수수색 재집행 여지… 자료 임의제출로 매듭 전망도

입력
2017.02.03 17:12
0 0

수사관 20여명 진입 시도했지만

민원인 안내시설 이상 못 넘어

靑 “전례 없고 자료 요청 땐 제출”

특검 “강력한 유감” 불만 터뜨려

영장 유효기간 이달 28일까지

충돌 장기화될 가능성 적지 않아

청와대 문턱은 역시 높았다. 헌정 사상 최초의 청와대 직접 압수수색에 호기롭게 도전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청와대 경내 진입을 하지 못하고 연풍문 앞에서 서성이다 5시간 만에 빈손으로 철수했다. ‘경내 진입 불가’ 원칙을 고수한 청와대의 저지에 막혀 “강력한 유감”이라는 말만을 남겼을 뿐이다.

특검이 압수수색 집행을 강행한 3일, 청와대 앞을 가로지르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일대엔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전날 밤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원인 안내시설인 연풍문 앞 보안요원들은 눈에 띄는 행인들의 용무를 일일이 물었고, 특검이 대치동 사무실을 출발했다는 소식이 들린 9시쯤부터는 20여명의 보안 인력이 추가로 투입됐다.

오전 10시 청와대 앞에 도착한 박충근 양재식 특검보 2명 등 특검 수사관 20여명이 곧바로 경내 진입을 시도했지만, 연풍문 이상을 넘지 못했다. 특검은 이 곳에서 대기중인 윤장석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경호실 직원에게 영장을 제시하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청와대는 “군사보호시설이고 공무상 비밀이 보관된 곳이라 허용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영장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피의자로 명시돼 있었다. 청와대측은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지만, 압수수색 전례가 없는 만큼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면 제출하겠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오후 2시쯤엔 한광옥 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명의의 경내 진입 불승인 사유서를 특검에 냈다.

청와대의 완강한 자세에 결국 특검은 오후 3시쯤 현장회의를 거쳐 철수를 결정했다. 대치에서 철수까지 5시간이 소요됐다. 현장에서 교섭을 벌인 박 특검보가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고 밝힌 점에 비춰 압수수색팀과 청와대 사이에 얼굴을 붉힐 정도의 언쟁이 빚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보는 영장 집행 실패 후 “수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를 요청하는 것이라는 사유를 들어 설명을 했는데도 청와대 측은 집행을 승인 보류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영장 집행장소와 대상이 무려 10곳으로 국가기밀 등이 포함된 대부분의 시설을 대상으로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청와대는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데 대해 “헌법 위배이자 무리한 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양측의 입장 차로 압수수색은 불발에 그쳤지만, 특검의 재집행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보통 영장의 유효기간은 일주일 정도지만, 이번 영장은 특검의 공식적인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2월28일까지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설득하면서 직접 압수수색을 재시도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물론 현재로서는 청와대의 입장선회 확률이 극히 낮다는 점에서, 특검과 청와대간의 압수수색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물론 청와대 요구대로 특검이 일부 자료를 임의제출 받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청와대 바깥에서도 탄핵 찬반단체가 각각 압수수색 강행과 반대를 외치며 대리전을 펼치고 있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홍정식 특검 부대변인이 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앞 민원인 주차장에 주차돤 차량으로 이동하며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고영권기자
홍정식 특검 부대변인이 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앞 민원인 주차장에 주차돤 차량으로 이동하며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고영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