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환율조작국 될라’ 난감한 경상수지 흑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환율조작국 될라’ 난감한 경상수지 흑자

입력
2017.02.03 17:29
0 0

수입 더 많이 줄어 ‘불황형’

서비스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

미국산 수입 확대 검토 불구

‘시장 개입’ 불이익 부를 수도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역대 두 번째로 큰 987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9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에 장기간 대규모 경상흑자는 적자보다야 훨씬 좋은 일이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생기는 ‘불황형 흑자’ 성격이 강한데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박이 심해지는 걸 감안하면 자칫 무역분쟁의 빌미로도 작용할 수 있어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만성적자 항목인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해운 구조조정의 여파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986억8,000만 달러(약 113조원)의 경상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2015년(1,059억4,0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경상수지는 연간 기준으로 19년 연속, 월간 기준으로도 최근 5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경상흑자의 일등공신은 작년에도 상품수지 흑자였다.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등 악재에도 불구, 저유가 등 호재에 힘입어 상품수지는 1,204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년 연속 1,200억 달러를 넘겼다. 다만 작년 수출이 5.7% 줄어든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7.8%)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 성격이 강하다.

특히 경상수지 주요 항목 가운데 하나인 서비스수지 적자(176억1,000만 달러)는 지난해 역대 최대로 커졌다. 만년 적자인 여행수지(94억3,000만 달러 적자) 외에도 작년엔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대표 해운사들이 휘청거리면서 운송수지가 20년 만에 처음 적자(-6억3,000만 달러)로 돌아선 충격이 컸다.

우리로선 이런 불황형 흑자에도 불구하고 당장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 일본이 환율을 조작했다”고 공개 비판하며 이들 나라를 사실상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미국 재무부 보고서에서 한국은 중국 일본 독일 등과 함께 이미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환율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어서 작년 대규모 경상흑자를 빌미로 한 환율조작국 지정 등 향후 미국의 통상압력이 우려된다.

미국은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발간하는데, 스스로 정한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3가지(▦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이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 비중 3% 이상 ▦지속적인 외환시장 개입) 가운데 한국은 2가지를 충족하고 있다. 작년 대미 무역흑자(잠정치 약 232억 달러)와 GDP 대비 경상흑자 규모(약 7%)를 감안하면 올해 미국의 통상압박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때문에 최근 정부는 셰일가스 등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려 대미 흑자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 역시 ‘인위적인 시장 개입’으로 여겨져 오히려 불이익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분석실장은 “이미 흑자 수준이 미국의 기준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흑자 규모를 다소 줄여보려는 식의 노력은 근본 대책이 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