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불법 부착물을 뗀 40대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3일 오전 11시 30분쯤 한 남성이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 붙은 여러 장의 불법 부착물을 제거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 남성은 해운대구에 사는 하모(41)씨로, 일본영사관 앞에서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하는 남성을 찾아왔지만 만나지 못하자 부착물을 떼어냈다.
이 부착물은 지난달 중순부터 1인 시위를 하던 한 남성이 붙인 것이다. 이 남성은 일주일에 1~2차례 소녀상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고 그 때마다 부착물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착물에는 ‘일본을 사랑하라’, ‘반일감정 선동 그만’, ‘우리가 용서해요’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하씨는 경찰에 “1인 시위와 불법 부착물 소식을 듣고 화가 나 밤잠을 잘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불법 부착물이라도 타인의 재물을 파손하면 손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판단아래 조만간 하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애초 불법 부착물을 붙인 남성이 다시 소녀상에 나타나 ‘불법 설치물 동구청은 철거하라’, ‘빈 협약 이행하라’, ‘이제는 화해’ 등의 부착물을 다시 붙이고 사라졌다.
소녀상 지킴이 회원이 이 남성에게 유인물을 붙이는 이유나 신분, 소속을 물었으나 남성은 대답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