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죽음 그리고 문화
테리 이글턴 지음ㆍ조은경 옮김
알마 발행ㆍ288쪽ㆍ1만9,000원
과학과 이성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 18세기 계몽주의의 도래는 신의 존재를 희미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19세기에는 낭만주의 예술이 종교의 기능을 일부 수행했다. 요컨대 지난 3세기 동안 신은 인간사에서 차츰 사라졌으나 동시에 인간의 역사는 ‘신의 대리자’를 찾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구원이라는 신의 영역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포스트모더니즘에 와 구원받아야 한다는 감정을 떨쳐낸 인간은 진정한 무신론을 마주했다. 하지만 서구 자본주의는 이슬람 원리주의에서 촉발된 테러와의 전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종교적 믿음과 대치하게 됐다.
영국의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비평가인 테리 이글턴은 신과 종교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위기를 과학, 철학, 문화, 정치의 역사를 짚어가며 이야기한다.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인구가 나날이 증가하는 가운데 저자는 역설적으로 종교적 믿음이 “정의로운 공동체”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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