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음주운전이나 사고 후 도주(뺑소니) 교통사고를 낸 가해자에게 현재 기준액의 2배인 최대 2억원까지 위자료를 물린다.
서울중앙지법 판사들로 구성된 교통ㆍ산재 실무연구회는 3월1일 이후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다루는 재판부터 교통사고 위자료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교통사고 위자료는 사고로 입게 된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현재 위자료 액수는 사건을 심리하는 판사 재량에 따라 정해진다.
조정안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또는 이에 준하는 중상해의 경우 기준금액은 현재와 같은 1억원으로 하되, 음주운전이나 뺑소니 사고로 피해자를 사망하게 하거나 중상해를 입힌 때에는 기준금액을 높이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1억5,000만원 범위 내에서 가중하는 것이 기본 골자인데, 사고의 구체적인 이유를 참작해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2억원까지 높이겠다는 뜻이다.
위원회는 교통법규를 지키고도 불시에 사고를 당한 피해자와 유족의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고, 가해자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조정안은 서울중앙지법 담당 재판에만 적용되지만 시행 이후 다른 법원도 이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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