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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홀로 사무실서 잠자던 기관사 뇌출혈로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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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홀로 사무실서 잠자던 기관사 뇌출혈로 숨져

입력
2017.02.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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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선 컵라면과 귤 등 나와

설날인 지난달 28일 어린이대공원역 승무사업소에서 잠을 자다 뇌출혈로 쓰러져 끝내 숨진 서울지하철 7호선 기관사 A씨의 가방에 컵라면과 귤 등이 들어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동조합 제공
설날인 지난달 28일 어린이대공원역 승무사업소에서 잠을 자다 뇌출혈로 쓰러져 끝내 숨진 서울지하철 7호선 기관사 A씨의 가방에 컵라면과 귤 등이 들어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동조합 제공

지난 설 연휴 근무 때문에 홀로 사무실에서 잠을 자던 서울지하철 7호선 기관사가 뇌출혈로 쓰러져 끝내 숨졌다. 숨진 기관사의 검은색 가방에서는 컵라면과 귤 등이 나왔다.

2일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서울 7호선 기관사 A(47)씨는 설날인 지난달 28일 오후 2시쯤 어린이대공원역 승무사업소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날 오후 8시 9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야간근무를 할 예정이었다.

설 연휴 첫날인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9분부터 오후 7시까지 주간근무를 한 A씨는 대전에 있는 집에 가지 않고 노조 사무실에서 잠을 잔 뒤 근무에 나서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1일 결국 숨졌다.

A씨의 유품 가방에서는 컵라면과 귤, 생수, 치약 등이 발견됐다.

기관사들은 불규칙한 근무로 인해 제때 끼니를 챙기기 어려워 컵라면 등 간식거리를 챙겨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홀로 열차에 탑승하는 ‘1인 승무제’와 주야근무를 번갈아 해야 하는 등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A씨의 사망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도시철도와 달리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2인 승무를 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에서는 2003년 이후 기관사 9명이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도시철도는 앞서 서울시, 노조 등과 함께 기관사 사망 근본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기관사 전직 제도 등을 마련하고 기관사 근무환경 개선 작업 등을 추진 중이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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