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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진공상태… 보수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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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진공상태… 보수의 딜레마

입력
2017.02.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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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김무성ㆍ오세훈 등판론까지

황교안(오른쪽)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한 중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황교안(오른쪽)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한 중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출마 중도 포기로 보수 진영이 방향성을 잃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안 주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출마 가능성 자체가 불투명한 데다 나머지 주자들은 지지율에 발목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황 권한대행에게 지지율이 쏠리면서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 바른정당 대안 주자들의 도약이 제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CBSㆍ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12%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등에서는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잠재력은 더 클 것”이라며 황 권한대행에게 강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보수 본산인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황 권한대행을 야권의 정치적 공세를 막아내는 범여권의 방파제이자 이탈을 고민하는 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묶어두는 울타리 역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조차 ‘박근혜 정부 공동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황 권한대행은 주자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범보수 진영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보완재 역할을 하기보다는 대체재에 가깝다는 점도 문제다. 세계일보ㆍ리서치앤리서치의 지난달 30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 핵심 지지층은 지역으로는 대구ㆍ경북(15.9%)이며 세대로는 60대 이상(18.5%)이다.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지사 등 다른 범보수 주자들과 지지층이 겹치기 때문에 황 권한대행이 떠오를수록 대안 주자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는 구도라는 얘기다.

이에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은 물론 제3지대를 추구해온 범보수 세력들도 당장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바른정당 일각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이나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이 다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긴 하지만, 고육지책에 가깝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정치는 생물이고, 상대가 있는 게임”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언급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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